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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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에 200차례 넘게 헬스장을 드나들다가 강등당한 경찰관이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면서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해당 경찰관은 감찰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징계가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행정5부(최환 재판장)는 경찰관 A씨가 부산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강등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부산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23년 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평일 오전 9~11시 사이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해 헬스장에서 개인 운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찰을 통해 적발된 횟수만 222차례. 근무시간에 직장을 벗어나 개인 운동을 반복해 온 것이다.

초과근무수당을 부당하게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같은 기간 4차례에 걸쳐 총 12시간의 초과근무를 신청하고 수당 16만6000원을 지급받았다.

부산경찰청은 감찰 결과를 토대로 A씨에게 강등 처분을 결정했다. 하지만 A씨는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A씨가 문제 삼은 것은 자신의 근무 행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증거였다. 경찰이 본인 동의 없이 헬스장 출입 기록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행위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1심에서는 A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법원은 경찰이 본인의 동의나 법원 영장 없이 확보한 자료를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판단했다. 이 같은 자료를 징계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진 A씨의 진술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1심은 강등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정반대 결론이 나왔다. 2심은 헬스장 측이 제공한 출입 기록과 CCTV 영상을 경찰이 징계에 활용했다고 해서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료 수집 과정에 위법성이 있었더라도 이를 곧바로 증거에서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행정소송에선 자료가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이유만으로 증거능력이 일률적으로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정보는 경찰관이 근무 시간 중 헬스장에 있었다는 동선과 행적에 관한 것으로 경찰공무원이라는 지위에 비춰 보호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없다"며 "반면 이를 자료로 징계함으로써 경찰공무원의 복무 기강 확립에 기여할 수 있는 공익은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자료 확보 과정도 고려했다. 헬스장 측이 자발적으로 자료 제출에 협조한 데다 다른 방법으로는 A씨의 구체적인 이용 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강등이라는 징계 수위도 지나치지 않다고 봤다. A씨의 반복적인 근무지 이탈이 단순한 개인 비위에 그치지 않고 경찰 조직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여러 차례 근무지를 이탈한 비위행위가 민원인에게 목격돼 경찰조직의 신뢰가 훼손되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강등 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