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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담갔더니 물이 시커멓게"…SNS서 난리 난 족욕의 정체
서울 일부 매장 '디톡스 족욕' 화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인기
"발 담구자 물 색깔 변해" 후기 눈길
전문가들 "독소 배출 아니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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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담구자 물 색깔 변해" 후기 눈길
전문가들 "독소 배출 아니다" 지적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시내 일부 족욕 매장에선 물에 발을 담글 경우 체내 노폐물이 배출된다는 취지의 설명과 함께 디톡스 족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료는 30분~1시간에 1만~2만원 안팎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도 끌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 서울의 한 족욕 매장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오카다 마리(51)씨는 검게 변한 물을 보고 "제 몸에서 이런 게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라며 놀라워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한국의 족욕 체험 영상을 접한 뒤 숙소 인근 매장을 찾았다는 그는 일본에 있는 친구들에게 보여주겠다며 사진까지 촬영했다.
매장 업주는 물의 색깔을 살펴본 뒤 오카다씨에게 평소 위가 약하거나 몸이 잘 붓는 편인지 물었다. 오카다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 색깔을 근거로 건강 상태를 짚어주는 듯한 설명에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 몸속 독소를 빼낼 수 있을까. 서울의 한 족욕 매장에서는 30분 이용에 1만2000원을 받았다. 업주는 따뜻한 물에 소금을 넣고 양다리 사이에 '센서기'라는 장치를 설치했다.
업주는 특허받은 기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수소 방울이 발바닥을 자극해 운동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30분 동안 앉아 있는 것만으로 2시간 운동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물 색깔이 짙어지자 건강 상태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일부 업체는 물 색깔에 따라 신체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 보여주는 안내표까지 비치하고 있다. 주황색은 관절 부위의 염증 반응, 검은색은 간장과 열 계통의 독소를 의미한다는 식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족욕기에 사용되는 전기분해 과정에 주목했다. 물에서 붉은 계열의 색깔을 나타내는 물질은 산화철이고 금속이 녹스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명예교수는 "소금을 넣는 건 전류를 흐르게 해 녹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피부는 튼튼한 방어막이어서 몸속 독소가 피부를 통해 빠져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도 족욕기의 금속 전극에서 물질이 녹아 나왔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체내 독소는 주로 간에서 처리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이지 족욕으로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족욕 자체는 혈액순환을 돕는 정도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논란이 불거지자 업체들도 물 색깔 변화가 화학작용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한 족욕 업체 대표는 "소금물과 금속, 땀까지 반응해 전기 작업과 화학 작용으로 물 색깔이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 색깔별 건강 상태 안내표는 민간요법에 따른 참고 자료이자 흥미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도 변색된 물을 노폐물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관건은 소비자가 이러한 서비스를 의료적 효능이 있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매장에서 물 색깔을 근거로 건강 상태를 설명하는 행위가 자칫 질병 진단이나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광고에 사용된 특정 문구 하나만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광고 전체가 특정 질병을 예방하거나 완화·치료하는 등 의료기기의 성능이나 효능을 표방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의료기기법상 오인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최근 관련 적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고발 조치가 이뤄질 수 있고 사안이 경미할 경우 1회 시정 명령 등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