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업무시설 개발로 늘어나는 주택 수요를 분석해 주거 공급과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고밀도 오피스가 주거 대책 없이 도심에 집중돼 주거난과 출퇴근 교통난을 키운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100만㎡, 경기 75만㎡에 달하는 도심 미착공 부지를 주택 용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도시계획 유연화 방안 연구’ 용역 사전 규격을 공고하고 발주 절차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인공지능(AI) 시대 일자리의 핵심 기반인 업무시설이 유발하는 주거 수요를 분석할 계획이다. 기존 시설과 신규 개발사업을 대상으로 일자리와 주택 수요의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한 뒤 제도 개선안과 적용 범위, 기대 효과를 제시하도록 했다. 장기적으로는 핵심 지역의 일자리를 수도권 외곽과 지방으로 분산하는 제도도 설계한다.
국토부는 초고밀 업무시설이 주거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개발돼 주거와 일자리의 불균형이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주택 보급률은 2020년 98.0%에서 2024년 97.3%로 하락했다. 정부는 ‘1·29 대책’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를 6000가구에서 1만 가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서울시는 업무지구 기능 훼손을 우려해 최대 8000가구를 제시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은 대형 오피스 개발사업자에게 주택 건설 비용을 분담시키는 ‘링키지(연계) 부담금’을 운영하고 있다.
도심 유휴부지를 주택 용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국토부가 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영상정보로 파악한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산업·상업·업무 용지와 제1종 주거지역 나대지는 서울 약 100만㎡, 경기 규제지역 약 75만㎡다. 국토부는 이를 종상향이나 허용 용도 변경만으로 주택을 지을 수 있는데도 장기간 방치된 땅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공공기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국토부는 현행 국토계획법이 주거지역을 상업지역으로 바꾸는 등 용도지역 변경에만 공공기여 근거를 두고, 종상향이나 허용 용도 변경에는 별도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수도권 사전협상 사례를 분석해 특혜 논란을 막으면서 사업 추진이 가능한 수준의 이익 환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제도 정비 전까지는 중앙·지방협의체가 공공기여량을 파악하고 용도 전환을 심의·권고하는 한시적 절차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