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검사하는 연구원. 챗GPT 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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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포이스를 2000억원에 인수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 속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향한 PEF들의 인수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포이스 지분 83%를 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최근 인수대금 잔금 지급을 마쳤다. 매각 자문은 삼정KPMG, 인수 자문은 딜로이트안진과 법무법인 광장이 맡았다.

포이스는 반도체 핵심 재료인 전구체 이송 장비 분야의 강자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일의 연속이다. 이 과정에서 웨이퍼에 물질을 입히기 위해 액체나 고체 등 다양한 형태의 특수 화학물질, 즉 '전구체'가 쓰인다. 전구체는 공정 중 한 치의 오차나 누출도 용납되지 않는 까다로운 물질이어서, 이를 정확하고 안전하게 배관으로 이송하는 장비의 기술력이 반도체 생산 수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포이스는 다국적 장비사들이 장악해온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납품하는 국내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포이스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쓰이는 대다수 전구체를 완벽히 다루는 것은 물론, 차세대 전구체 공정에 맞춘 신형 장비 개발도 이미 마치고 고객사들과 성능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며 "기존 가스 중심에서 액체·고체 등 다양한 형태의 전구체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어 장비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딜은 반도체 소부장 업계 전반의 우호적인 업황과도 맞닿아 있다. 2027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신규 대형 팹(반도체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어 장비·소재 업체들의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과거와 달리 수요 강도가 훨씬 세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메모리 업체들이 장기공급계약(LTA)을 바탕으로 향후 3~5년의 확정 수요를 확보하면서 설비투자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소부장 기업에는 호재다. 호황이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IB업계에서는 이런 환경이 소부장 기업의 몸값을 끌어올리며 M&A 시장에서 PEF들의 관심을 키우고 있다고 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형 고객사의 투자가 이어지는 한 실적 가시성이 높아 인수 이후 성장과 회수 전략을 그리기 좋다"며 "기술력을 갖춘 중견 소부장 기업을 둘러싼 인수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그룹 계열의 전기·전자소재 기업인 한솔테크닉스는 지난 6월 반도체 검사 부품 전문기업인 윌테크놀러지를 약 1772억 원에 인수했다. 두산은 지난 7월 반도체 웨이퍼 제조 회사인 SK실트론을 지난 7월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 PEF운용사인 케이스톤파트너스는 LX인베스트먼트로부터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 에스에스피(SSP)를 약 4000억원에 인수했다.

2008년 설립된 스톤브릿지캐피탈은 누적 운용자산(AUM) 3조 60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중견 PEF 운용사다. 주로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내 확고한 시장 지위를 확보한 기업을 발굴하고 다양한 투자전략과 경험을 쌓아왔다. 메가존클라우드, 에이스엔지니어링 등 성장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에 투자해 왔으며 솔루엠, DS단석, 카리스라이프사이언스 등은 투자 성과를 낸 대표적인 트랙레코드로 꼽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