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B 세종공장 가공설비에 장착된 대형 티슈 원지 롤. 완제품을 만들기 전 단계의 종이로, 여러 겹을 합치고 엠보싱과 절단 등 가공을 거쳐 소비자가 사용하는 화장지로 완성된다. MSS그룹
쌍용C&B 세종공장 가공설비에 장착된 대형 티슈 원지 롤. 완제품을 만들기 전 단계의 종이로, 여러 겹을 합치고 엠보싱과 절단 등 가공을 거쳐 소비자가 사용하는 화장지로 완성된다. MSS그룹
인도네시아 글로벌 제지기업 APP가 인수한 쌍용C&B가 한국산을 선호하는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프리미엄 티슈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모기업이 생산한 펄프를 국내에서 화장지로 가공해 해외 지사를 통해 판매하고, 각국의 신제품·생산기술을 국내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폐지를 재활용한 화장지로 친환경 인증을 확보하고 천연펄프 대비 원가를 약 20~30% 낮추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태국서 먼저 찾은 ‘한국산’ 화장지

지난 12일 찾은 세종시 조치원읍 쌍용C&B 공장에는 사람 키보다 큰 티슈 원지 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가공라인에서는 원지를 여러 겹으로 합치고 무늬를 넣은 뒤 소비자가 쓰는 크기로 감고 잘랐다. 태극기와 ‘Made in Korea’ 표시를 붙인 태국 수출용 화장지도 눈에 띄었다.

수출 브랜드는 APP의 프리미엄 티슈 ‘파세오’다. APP 태국 담당자들이 공장을 방문해 코디의 황토·코튼 제품을 살펴본 뒤 파세오 브랜드로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쌍용C&B가 원지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하고 파세오 포장을 적용한다.

방형식 생산본부장은 “태국에서 온 매니저들이 황토와 코튼 원단을 사용해 파세오 브랜드로 생산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는 점에 동남아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다른 해외 지사에서도 한국산을 찾는 현지 수요에 맞춰 생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방형식 쌍용C&B 생산본부장이 지난 12일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공장에서 티슈 원지 생산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뒤편 설비에서 만든 원지는 가공공정을 거쳐 두루마리 화장지·미용티슈 등으로 완성된다. MSS그룹
방형식 쌍용C&B 생산본부장이 지난 12일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공장에서 티슈 원지 생산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뒤편 설비에서 만든 원지는 가공공정을 거쳐 두루마리 화장지·미용티슈 등으로 완성된다. MSS그룹
APP(Asia Pulp & Paper)는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계열의 펄프·제지 사업집단이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생산 기반을 두고, 21개국의 영업·마케팅 네트워크를 통해 6개 대륙, 150개국에 제품을 공급한다. 2024년 약 4000억원에 쌍용C&B·모나리자 등을 보유한 MSS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쌍용C&B는 APP 인도네시아 공장의 펄프를 들여와 원지와 완제품을 만든다. 원료 생산과 국내 제조, 해외 판매가 연결된 수직계열화 구조다. 해외 조직의 제품 개발 노하우도 공유한다. 최근에는 대만에서 출시한 리비 브랜드의 항균 티슈 정보를 받아 국내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쌍용C&B 세종공장의 가공라인에서 두루마리 화장지가 이동하고 있다. 티슈 원지를 제품별 겹수와 길이에 맞춰 감고 절단한 뒤 포장공정을 거쳐 출하한다. MSS그룹
쌍용C&B 세종공장의 가공라인에서 두루마리 화장지가 이동하고 있다. 티슈 원지를 제품별 겹수와 길이에 맞춰 감고 절단한 뒤 포장공정을 거쳐 출하한다. MSS그룹

우유팩·폐박스로 원가 20~30% 낮춰

재생원료를 활용한 제품이 전체 생산량의 50~55%를 차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원료 저장소에는 압축한 폐지와 잘게 잘린 종이가 높게 쌓여 있었다. 잉크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섬유를 회수해 화장지로 만드는 원료다.

비닐 등이 붙은 우유팩·컵지·멸균팩을 처리하는 설비도 갖췄다. 종이팩 재활용량은 연간 3000t 이상이며, 폐골판지로 갈색 화장지를 만드는 특허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재활용 제품은 친환경 인증을 취득했다.

회사에 따르면 재생원료 사용 시 천연펄프 대비 원가를 대략 20~30% 낮출 수 있다. 폐지는 수거처와 혼입물에 따라 품질이 달라 처리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다 난도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 방 본부장은 “천연펄프는 품질이 거의 일정하지만 폐지는 수거하는 곳에 따라 다른 것이 섞여 품질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방형식 쌍용C&B 생산본부장이 지난 12일 세종공장 원료 저장소에서 화장지 생산에 사용하는 재활용 종이를 설명하고 있다. 쌍용C&B는 폐지의 잉크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섬유를 회수해 티슈 원지로 만든다. MSS그룹
방형식 쌍용C&B 생산본부장이 지난 12일 세종공장 원료 저장소에서 화장지 생산에 사용하는 재활용 종이를 설명하고 있다. 쌍용C&B는 폐지의 잉크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섬유를 회수해 티슈 원지로 만든다. MSS그룹

황토·코튼·로션으로 촉감 차별화

쌍용C&B는 코디·베피스·오닉·키퍼스 등의 브랜드를 운영한다. 세종공장은 두루마리 화장지·미용티슈·키친타월 등 3개 주요 제품군을 중심으로 세부 규격을 포함해 약 200종을 생산한다. 원료 처리부터 원지 생산·가공·포장까지 한곳에서 수행한다.

제품별 차이는 원료 배합과 원지 강도, 표면에 요철을 만드는 엠보싱 등에서 나온다. 코튼 섬유로 부드러움을 높이거나 황토를 적용하고, 로션 도포 시스템 2대로 표면의 촉감을 개선한다. 점도가 높은 로션을 고르게 분사하기 위한 가열 설비도 보완했다.

기술연구소가 제품을 설계하면 생산 현장에서 반복 시험을 거쳐 품질을 조절한다. 방 본부장은 “좋은 화장지는 부드러우면서 잘 찢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강도를 높이면 뻣뻣해질 수 있어 접점을 찾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