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韓美 균열음 커지는데…정동영에 힘 실어준 李대통령
李 "동맹 중요하지만, 굴종·사대적 태도 지양해야"
대미투자 협상 공직자 칭찬하며
'실용적 국익 외교' 원칙 재확인
"국가 간 이견은 조정하고 타협"
정동영·이종석 교체 요구 일축
대미투자 협상 공직자 칭찬하며
'실용적 국익 외교' 원칙 재확인
"국가 간 이견은 조정하고 타협"
정동영·이종석 교체 요구 일축
◇ 李 “국가 간 이견 자체는 문제 아냐”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미 전략투자 협상을 마무리한 외교부와 산업통상부를 칭찬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정부의 외교 원칙을 ‘실용적 국익 외교’라고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언제나 당당한, 대한민국만을 위한, 대한민국의 국익이 지켜지는 외교를 해야 한다”며 굴종적·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대미 투자 협상 결과를 높게 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지만, 정치권에서는 대미 외교 노선 전체를 포괄하는 원칙을 제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추진하는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 지난해 9월에도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고 했다. 동맹 현대화에 따른 주한미군 역할 변화가 한반도에서의 대북 억지력을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반박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동맹은 매우 중요하다”며 “외교의 축”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보당국 간에 제기되는 신뢰 문제를 염두에 둔 듯 이견 자체를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견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며 “가급적 국가 간 이견이 있을 때 우리 정부를 위한, 또 대한민국을 위한 애정으로 그 문제를 조정하고 타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우리를 둘러싼 주변 강국들과의 관계 관리도 여전히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을 견제하는 중국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 ‘野 경질 요구’ 자주파 힘 실었나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은 자주적 독립 국가” “굴종적·사대적 태도 지양” 등의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야권이 경질을 요구하는 정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을 엄호하는 발언이란 해석이 있다.미국은 올해 초 정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을 한·미 연합 비밀 누설이라고 문제 삼으며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지난 6월 한·미·일이 참여하는 대북 사이버협력 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을 배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한·미 간 신뢰와 공조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며 정 장관과 이 원장 경질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조현 외교부 장관 등 ‘동맹파’(한·미 관계 중시)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전략투자 대상으로 지목된 여러 나라 중에서 가장 오래 협상을 계속했고, 가장 국익에 부합한 결론을 낸 것이 대한민국”이라고 한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 위 실장을 비롯한 외교·안보라인은 산업부가 주도하는 대미 투자 지연을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등 한·미 안보협상 공전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해 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정보 통제는 ‘한국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믿을 만한 파트너로 봐도 되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이런 의구심을 해소하고 입장 차이를 좁히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재영/김다빈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