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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50곳 문닫고, 아시아 1100개 매장 운영권 넘기고…흔들리는 스타벅스 [분석+]
아시아 1100곳도 재편…글로벌 성장 전략 시험대
1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북미 지역 매장 약 250곳을 폐점할 계획이다. 전체 북미 매장 1만8000여곳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타벅스는 고객 경험과 재무 성과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매장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상당수 매장 폐점은 브라이언 니컬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하는 '백 투 스타벅스(Back to Starbucks)' 전략의 일환이다. 매장 수를 늘리는 외형 성장보다 기존 매장의 운영 효율과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스타벅스가 공시한 관련 비용은 약 3억달러다. 이 가운데 2억달러는 임대차 계약 종료와 직원 퇴직 지원 등에 따른 현금 지출, 나머지 1억달러는 매장 자산 처분 및 손상차손 등 비현금성 비용이다.
신규 출점 계획도 축소했다. 스타벅스는 2026회계연도 전 세계 직영·라이선스 매장의 순증가 전망치를 기존 600~650곳에서 약 440곳으로 낮췄다. 북미 폐점에 따른 감소분을 해외 신규 출점으로 일부 상쇄하더라도 당초 예상했던 확장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다.
아시아 1100곳 운영권 재편…중국도 현지 자본에 넘겨
북미에서 매장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사이 아시아에서는 운영 주체가 바뀌고 있다.싱가포르에 상장된 유통기업 DFI리테일그룹은 지난달 30일 홍콩 외식기업 맥심스 케이터러스가 보유한 아시아 7개 시장의 스타벅스 라이선스 사업을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홍콩과 마카오,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의 스타벅스 매장 1100여곳이다.
거래 구조는 단순한 매장 매각과 다르다. DFI가 보유한 맥심스 지분 50%를 맥심스 측이 되사들이는 대신 스타벅스 라이선스 사업 전체를 DFI 자회사에 이전하고 현금 3억40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DFI는 해당 지역 스타벅스 사업을 단독 운영하게 된다.
DFI는 이번 사업 재편으로 2027년 4~12월 스타벅스 사업에서 6억~6억5000만달러의 연결 매출이 추가되고, 2028년에는 연간 약 9억달러의 매출 기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는 DFI가 제시한 전망치로, 실제 실적은 거래 완료 시점과 각국 영업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거래는 스타벅스 본사가 직접 소유한 매장 1100여곳을 매각하는 게 아니라 기존 지역 라이선스 사업 운영권을 현지 기업 간에 재편하는 거래다. 스타벅스 브랜드를 사용하는 아시아 사업의 운영 주체가 대규모로 바뀐다는 의미가 있다.
중국에서도 운영 구조가 달라졌다. 스타벅스는 지난 4월 중국 투자회사 보위캐피털과 합작법인 설립을 마무리했다. 보위캐피털이 중국 소매사업 지분 60%를 확보하고 스타벅스는 40%를 보유하는 구조다. 약 8000개 중국 매장을 합작법인 중심의 라이선스 운영 모델로 전환하면서 현지 자본과 경영 역량을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스타벅스가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것은 아니다. 브랜드와 지식재산권은 본사가 계속 보유한다. 다만 직접 운영에 따른 자본 부담을 줄이고 현지 파트너의 시장 대응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면서 '직영 중심'의 확장을 해왔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의 변화는 직영이 아닌 지역별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따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이 향후 스타벅스 이미지와 영향력에 어떠한 영향을 줄 지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선 마케팅 논란…2분기 184억원 적자
국내에서는 브랜드 신뢰와 마케팅 전략이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스타벅스코리아 운영사 SCK컴퍼니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8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587억원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74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109억원으로 85.5% 감소했다.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변수 중 하나로는 지난 5월 발생한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꼽힌다. 스타벅스코리아가 텀블러 판촉 행사에서 사용한 일부 문구가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불매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후 소비 지표도 악화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타벅스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은 3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했다. 다만 결제액 감소를 전부 마케팅 논란의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여름철 주요 판촉 행사인 '서머 프리퀀시' 미진행 등 다른 변수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저가 커피 공세에 흔들린 프리미엄 전략
커피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와 기존 성장 전략의 한계도 영향을 미쳤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프리미엄 커피와 매장 공간을 결합한 '제3의 공간' 전략을 앞세워 성장했다. 집과 직장 외에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일반 커피 전문점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그러나 모바일 주문과 테이크아웃 중심의 소비가 확산하면서 매장 공간이 갖는 차별성이 약해졌다. 여기에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스타벅스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졌다.
모바일 주문 확대와 복잡해진 음료 제조 과정도 매장 운영 부담을 키웠다. 스타벅스가 북미에서 매장 폐점과 함께 바리스타 인력 확충, 매장 환경 개선 등에 투자하는 것도 단순한 비용 절감만으로는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아시아에서는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루이싱커피, 코티커피 등이 저렴한 가격과 모바일 주문 시스템을 앞세워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 스타벅스가 중국 사업에 현지 자본을 유치하고 운영 구조를 바꾼 것도 이러한 경쟁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 시장 역시 비슷한 구조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등 저가 커피 브랜드가 촘촘한 점포망을 구축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졌다. 스타벅스가 여전히 브랜드 인지도와 매장 규모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가격이 높은 만큼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졌다.
향후 스타벅스의 실적 회복 여부는 매장 구조조정 자체보다 고객 방문 빈도와 점포당 수익성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북미에서는 동일점포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는지, 중국에서는 현지 합작법인 전환이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 지표다. 국내에선 마케팅 논란 이후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저가 커피와 구별되는 소비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