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NS 캡처
사진 = SNS 캡처
영국의 한 야생 동물공원에서 20대 남성이 시베리아 호랑이 우리에 뛰어들었다가 공격을 받아 숨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사망한 남성이 헤드폰을 낀 채 춤을 추며 돌아다니다가 다른 관람객의 만류에도 울타리를 넘었으며, 호랑이 앞으로 기어가 절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0일 영국 요크셔 야생 동물공원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20대 초반의 키가 큰 남성이 호랑이 우리 주변을 서성이다가 울타리 위로 올라간 뒤 우리 안으로 뛰어내렸다고 전했다.

남자 친구와 함께 공원을 방문한 엘라 포드(24)는 "헤드폰을 낀 남성이 호랑이 우리 주변을 서성이다가 울타리 위로 올라간 뒤 우리 안으로 뛰어내렸고, 이어 호랑이 앞으로 기어갔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앤서니 헌트(22)는 일행과 함께 주차하던 중 남성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헌트는 남성이 헤드폰을 낀 채 춤을 추며 빠르게 걷고 있었으며, 자신을 말리는 여성 관람객을 밀치고 호랑이 우리 울타리 위에 올라섰다가 안으로 뛰어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치 공연처럼 보였다"며 "남성은 관람객이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앉아 네발로 기어가 기도하며 호랑이에게 절했다. 마치 호랑이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관람객 마리 밀러도 남성이 혼자 있었으며, 처음 보는 관람객에게 호랑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확산한 사고 당시 영상에는 호랑이의 공격을 받던 남성이 "멈춰, 안 돼"라고 외치는 소리가 담겼다.

공원 직원들은 사고를 인지한 뒤 음향 무기를 사용해 호랑이를 물러나게 하려고 했지만, 공격은 몇 분 만에 끝났다.

긴급구호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남성은 이미 목과 가슴 등을 물려 숨진 상태였다.

요크셔 야생 동물공원은 사고 다음 날인 11일 운영을 중단했다. 공원 측은 숨진 남성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도 사고에 연루된 호랑이를 안락사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지 경찰은 유족에게 사고 소식을 전달했으며, 가족이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개장한 요크셔 야생 동물공원은 260에이커(약 105만2183㎡) 규모로, 시베리아 호랑이들은 2에이커(약 8094㎡)의 우리에서 서식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