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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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쿠팡의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거부를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입법 대응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쿠팡은 할인쿠폰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다는 의혹에 대한 공정위 현장조사를 네 차례 거부한 데 이어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국회는 기업의 조사 거부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률 개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이 공정위의 법 집행을 무시하면 다른 유통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굉장히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쿠팡이 대한민국 공권력을 얼마나 무시하느냐”며 정무위 결의문과 여야 간사 공동 입장문 발표를 제안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2012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기업의 거부로 공정위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은 처음이다. 국내에서 엄청난 이익을 얻으면서 불리할 때만 미국 기업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증시 상장이 우리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특혜 면허가 돼서는 안 된다. 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합의된다면 이 부분에 관해 공정위가 강력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쿠팡이 경쟁 쇼핑몰 가격에 맞춰 발행하는 ‘가격 맞춤형 쿠폰’의 할인 비용을 납품업체에 떠넘겼는지 조사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네 차례 현장조사를 시도했지만 쿠팡이 사전통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거부해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공정위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으면 사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고등법원이 지난달 23일 쿠팡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지만 쿠팡은 이에 불복해 재항고했다. 공정위도 조사 방해 혐의로 과태료 부과 절차에 나섰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여야 간사에게 협의를 요청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반론을 제기할 수 없도록 입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도 현장조사 사전통지 의무를 면제하고 조사 거부 시 이행강제금이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 개정을 제안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은 현장조사 거부에 대해 사전통지 절차를 요구한 것이라며 “절차적인 권리 구제”라고 해명했다. 또 증거 인멸 의혹을 부인하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는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조사부터 제재 결정까지 맡는 현행 심판 구조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쟁도 벌어졌다. 유 위원장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하면 법원 1심을 거치지 않고 서울고법에서 재판받는 현행 2심제에 대해 “스스로 조사한 사건을 심의·의결하는 것이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 3심제로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2심제를 유지하려면 처분 권한을 총리실이나 별도 독립기관으로 넘기자고도 제안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현행 2심제에서도 사건 처리 기간이 매우 길다”며 3심제로 바꾸면 재판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은/김대훈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