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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송 보면 즉결 처형"…공개재판 끌려간 북한군
외부 영상 본 군인 공개재판·처벌 장면
휴대전화 압수하고 반성문 작성 모습도
"가족·친척 신세까지 망친다" 사상교육
휴대전화 압수하고 반성문 작성 모습도
"가족·친척 신세까지 망친다" 사상교육
1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최근 입수한 북한군 대상 사상교양 영상에는 외부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유포한 군인과 군부대 종사자들을 단속·처벌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해당 영상은 2023년께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도 군부대 사상교양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RFA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영상 속 한 여성 토론자는 미국과 한국의 이른바 '불순녹화물'을 본 군인들에 대한 강경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나는 썩어빠진 제국주의 사상문화와 생활양식에 쩌들대로 쩌든 저자들을 즉결 처형하여 아직도 음침한 곳에서 퀴퀴한 자본주의 오물통에 코를 들이밀고 있는 자들을 줄씨(흔적이나 단서)를 따라가며 끝까지 추적하여 모조리 잡아내며 무자비한 철추를 내려 줄 것을 전체 군부대 종업원들의 이름으로 강력히 제기한다"라고 했다.
영상 해설자는 외부 영상물을 시청한 군인들을 '역적'에 빗대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의 문화가 북한 사회로 유입되는 것을 강하게 경계하며 이를 접한 이들을 "우리의 주적들과 한 몸뚱이가 되어 날뛰는 역적의 무리"라고 표현했다.
군부대에서 금지된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해 외부 영상물을 접한 사례도 공개됐다. 영상은 "당에서는 이미 군인이라면 사회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 데 대하여 그처럼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할대로 했건만"이라며 "군인들이 사회 손전화기를 통해 불순녹음녹화물을 구입하고 시청, 보관, 유포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압수된 여러 대의 휴대전화와 관련 체포영장이 등장하고, 적발된 군인들이 공개재판장에서 혁대와 모자를 벗은 채 체포되는 모습도 담겼다. RFA가 입수한 또 다른 영상에는 외부 영상물을 시청한 군의의 사건 기록과 처벌받은 군인의 반성문 작성 장면도 포함됐다.
외부 영상물 시청이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영상 해설자는 "불순녹화물 시청이 자기 운명은 물론 가족, 친척들의 신세까지 망치게 하는 백해무익한 독초"라고 비난했고, 다른 발언자는 가족에 대한 연대 처벌을 주장하기도 했다.
처벌 수위도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한 토론자는 "불순녹화물 시청 범죄는 다른 범죄와는 성격이 다르지 않다. 주철범을 비롯한 여러 범죄자들이 5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을 받았는데 불순록음녹화물 시청 범죄는 엄중한 범죄이기 때문에 판결집행에서 대사령도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대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 전문기자는 RFA에 "북한이라는 나라는 보통 중학교를 졸업한 다음에, 열일곱 살 정도부터 적어도 7년, 길어지면 10년, 13년 정도 군대에 가야 한다"며 "그렇게 수많은 젊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조직 안에서 그런(한국) 문화에 관심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재판은 군사기밀이나 그런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하기가 어려운 재판"이라며 "(영상에 나타난 재판 공개는) 군 자체가 여러 가지 사상오염에 대해서 굉장히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