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중 열린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지난 10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중 열린 넷플릭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의 모습. 넷플릭스 제공
“(아시아 영화에 대한) 장벽은 무너졌고, 아시아 창작자들이 내는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지난 10일 부산 우동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시아 2026’에 참석한 박가언 부산국제영화제(BIFF) 수석 프로그래머는 “BIFF 프로그래머로서 이런 변화를 매일같이 보고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BIFF가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국제 영화계 위상이 높아지는 데에 아시아 창작자들의 약진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는 서울과 부산 등 한국에서 만들어진 이야기가 글로벌로 뻗어나간 데엔 넷플릭스가 구축한 파이프라인의 역할이 컸다고 짚었다.

‘크리에이티브 아시아’는 BIFF 글로벌 파트너인 넷플릭스가 2024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연계 프로그램이다. 럭셔리 브랜드 샤넬이 참여하는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와 함께 산업·인재 육성으로 외연을 넓히는 BIFF 방향성을 보여주는 주요 행사로 꼽힌다. 올해는 미국영화협회(MPA),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와 함께 프로그램 규모를 역대 최대로 키웠다.

이날 마스터클래스에서는 ‘D.P.’ 시리즈를 흥행시킨 한준희 감독, 영화 ‘가능한 사랑’에서 이창동 감독과 호흡을 맞춘 김지용 촬영감독이 후배 창작자들에게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업계대담 세션에선 ‘고백의 역사’의 남궁선 감독, 올해 미쟝센단편영화제 수상작 ‘선희이모’를 연출한 신인 감독 위은경 등이 독립영화부터 OTT까지 영화 제작·유통 환경의 변화 등 차세대 영화 연출가들이 마주한 현실적 고민을 나눴다.

전반적으로 차세대 K콘텐츠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오징어게임’ ‘흑백요리사’ 등 넷플릭스가 글로벌 OTT로 입지를 다지는 데 한국 콘텐츠 역할이 컸던 만큼, 새로운 창작인재 확보가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처럼 철저한 지역화에 기반한 스토리텔링이 흥행한 것처럼, 독창적인 시각을 가진 차세대 창작자와 콘텐츠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가 미쟝센단편영화제 수상작을 스트리밍하는 등 상업영화를 넘어 독립·예술영화 진영으로 투자 범위를 넓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민영 아시아태평양콘텐츠 부문 총괄 부사장(VP)은 “5년 전만 해도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톱10 작품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의 비중은 30%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절반을 넘어섰다”며 “충분한 제작비로 작품 제작을 지속하는 것은 인재 육성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부산=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