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공장 전경.  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공장 전경. 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이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고’에 빠진 가운데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위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단기적인 생산 확대나 단순 비용 절감 대신 공격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그룹, R&D 사활…고부가 소재·배터리 만든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우선 모빌리티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늘려갈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전기차 타이어 핵심 원료인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 생산 라인을 3만5000t 증설해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SSBR은 전기차의 무거운 배터리 무게와 잦은 급가속 등을 견딜 수 있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포스코퓨처엠, 비이아이(BEI)와 손잡고 탄소나노튜브(CNT)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무음극 리튬메탈 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한다. 계열사인 금호폴리켐 역시 독자적인 초저온 중합 기술을 적용해 기능성 합성고무 설비 7만t 증설을 마쳤다.

박찬구 회장
박찬구 회장
친환경 및 탄소중립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연간 7만6000t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설비를 구축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수익 모델과 연계한 것이다. 폐가전에서 회수한 재활용 고부가가치합성수지(ABS)를 자동차 내장재용 고사양 소재로 전환하는 데도 성공해 탄소 배출을 약 16%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피앤비화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배출을 대폭 줄인 수용성 에폭시 수지 상용화에 성공했다. 바이오 기반 원료를 적용한 저탄소 에폭시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건설과 조선, 전기전자 등 분야에서 늘어나는 글로벌 친환경 소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폴리우레탄 핵심 원료인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를 생산하는 금호미쓰이화학은 연간 71만t 생산 체제를 갖추기 위해 디보틀네킹(생산 공정 효율화를 통한 생산량 증대) 투자를 추진한다. 아울러 고성능 흡음재용 폴리우레탄 R&D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레저 부문 계열사인 금호리조트 역시 시설 투자와 콘텐츠 강화로 고객 경험 혁신에 나섰다. 아시아나CC 골프사업부는 잔디 생육 환경을 정비하고 배수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지속적인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리조트사업부는 설악 파크골프장, 통영 최신형 요트 등 차별화한 부대시설을 갖췄다. 또 아산스파비스 워터파크, 캐러밴·글램핑을 중심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금호리조트 관계자는 “콘텐츠 확장을 통해 종합 레저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산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 금호석유화학그룹이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 기반을 계속 다져나가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