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제공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에쓰오일이 9조2580억원을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의 준공을 앞두고 있다. 정유사업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늘려 사업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에쓰오일은 대규모 신규 설비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가동 임박…석유화학 새 역사
에쓰오일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샤힌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에 건설 중인 샤힌 프로젝트는 국내 석유화학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사업이다. 회사는 올해를 준공 원년으로 삼고 새 생산기지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10년에 걸쳐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집행한 14조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샤힌 프로젝트는 그중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이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대표이사
안와르 알 히즈아지 대표이사
에쓰오일이 정유사업에서 생산·운영 경험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에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회사는 1990년대 중반 국내 최초로 대규모 정유 고도화설비를 도입했다. 원유를 정제한 뒤 남는 중질유를 휘발유와 경유 등 상대적으로 비싼 경질유로 전환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고급 윤활기유를 국산화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정유제품 외 사업 기반도 마련했다.

2011년에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공장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을 가동하며 석유화학 사업을 본격 확대했다. 파라자일렌은 폴리에스터 섬유 등의 기초원료다. 2018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잔사유 고도화·올레핀 다운스트림(RUC·ODC) 설비는 정유에서 화학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발판이 됐다. 정유 과정에서 나오는 원료를 활용해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를 늘려온 것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이 같은 투자 흐름을 잇는 대규모 증설 사업이다. 1976년 정유회사로 출발한 에쓰오일이 생산 제품의 범위를 넓혀온 과정에서 가장 큰 투자다. 회사는 원유 정제에 집중하던 사업을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으로 확장해 수익원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준공되면 석유화학 제품 생산 기반이 한층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생산설비 확충과 함께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기반 업무 혁신, 에너지 효율 향상 및 탄소 배출 저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창립 50주년을 기념한 TV 광고 ‘샤이닝 투모로(SHINING TOMORROW)’에도 사업 전환의 메시지를 담았다. 슬로건은 ‘샤힌’과 영어 단어 ‘샤인’의 비슷한 발음에서 따왔다. 광고에는 에쓰오일의 캐릭터 ‘구도일’이 도시와 산업단지를 지나 반도체, 우주항공, 조선업 등을 떠받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에너지·화학 제품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넓혀가겠다는 의미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송준영 기자 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