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스페이스웍스가 독자 개발한 토우프레그.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스페이스웍스가 독자 개발한 토우프레그. 코오롱그룹 제공
코오롱그룹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우주항공, 수소 모빌리티에 쓰이는 첨단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AI 반도체용 기판 소재의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발사체 부품과 수소저장용기 공급에 뛰어들었다. 섬유·화학소재 분야에서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소재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경북 김천2공장의 변성 폴리페닐렌옥사이드(mPPO) 생산라인 증설을 마쳤다. mPPO는 AI 가속기와 6세대(6G) 통신기기에 사용되는 고성능 동박적층판(CCL)의 핵심 소재다. 동박적층판은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연결하는 인쇄회로기판의 재료다. AI 기기의 데이터 처리 속도가 높아지면서 전기 신호 손실과 발열을 줄이는 절연 소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코오롱그룹, AI 가속기·우주발사체·수소용기 소재 개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신규 설비의 품질과 공정 안정성을 점검하면서 연말까지 mPPO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김천2공장 내 신규 라인이 제품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mPPO 단일 품목에서 연간 약 2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망했다. 기존 사업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AI·반도체 시장에 공급하는 소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재생 원료를 활용한 산업용 소재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자체 기술로 개발한 스펀본드로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 스펀본드는 합성섬유로 만드는 부직포 소재다. 이 제품은 재생 원료를 100% 사용하면서도 가로·세로 방향의 강도를 균일하게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온도와 습도가 바뀌어도 변형이 작아 가공하기 쉽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는 기존 공정과 비교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약 43%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규호 부회장
이규호 부회장
복합소재 분야에서는 코오롱스페이스웍스가 사업을 넓히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2024년 7월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우주항공·방위산업·모빌리티 관련 소재 역량을 모아 이 회사를 출범시켰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민간 발사 서비스 기업 이노스페이스에 가압탱크와 연소관, 노즐, 노즈콘 등 발사체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발사체 부품은 고온과 진동을 견디면서도 무게를 줄여야 해 복합소재의 설계·제조 기술이 중요하다.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저장용기를 개발하고 있다.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자체 개발한 54L 수소저장용기로 UN ECE R134 인증을, 177L 제품으로 한국가스안전공사의 KGS AC417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현대자동차·기아와 미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을 위한 협약을 맺고 수소저장용기와 전기차 배터리 커버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수소저장용기의 내부 구조물인 라이너와 탄소섬유 중간재인 토우프레그부터 저장용기 완제품, 저장시스템 모듈까지 공급하는 역량을 갖췄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수소 모빌리티 분야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준영 기자 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