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호 오픈AI 하드웨어담당 부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포럼에서 반도체 AX 생태계 확장을 위한 기술 혁신 비전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 제공
리처드 호 오픈AI 하드웨어담당 부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26’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포럼에서 반도체 AX 생태계 확장을 위한 기술 혁신 비전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선도 기업들과 손잡고 반도체 설계와 제조 공정 전반에 AI를 결합하는 반도체 AX 생태계 확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독보적인 제조 인프라와 첨단 AI기술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

◇미스트랄AI와 보안·성능 혁신 동맹

삼성전자는 지난 8일 프랑스의 대표 AI기업 미스트랄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공정에 최적화된 자체 AI 모델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가 미스트랄 AI에 투자한 자금은 수천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미스트랄 AI는 외부 클라우드 연동 없이 기업 내부 인프라에 직접 구축할 수 있는 온프레미스(내부 구축형) 특화 솔루션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스트랄 AI와 손잡은 건 반도체 제조 공정의 고도화와 보안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DS부문이 수십년간 현장에서 축적해 온 방대한 제조 데이터와 미스트랄AI의 고효율 모델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민감한 공정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도 사내 보안망 안에서 완벽하게 현장 데이터 분석, 수율 향상을 위한 결함 예측, 공정 최적화 등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헬릭스와는 AI인프라 밸류체인 구축

삼성전자가 이와 함께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설립한 AI 인프라 전문 기업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에 총 10억 달러를 투입해 투자자로 참여한 것 역시 철저한 미래 수요 대응 전략의 일환이다.

헬릭스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개발·운영부터 기저 및 탄력 전원 등 대규모 발전 시설, 송배전, 초고속 광통신망에 이르기까지 AI 구동에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를 통합 제공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 DS부문은 급증하는 글로벌 AI연산 수요에 대응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고성능 메모리를 적기에 공급하는 한편 삼성물산·삼성SDS 등 관계사들이 보유한 설계·조달·시공(EPC), IT 서비스, 데이터센터 냉각 공조 솔루션(HVAC) 등의 역량을 헬릭스와 유기적으로 연계해 글로벌 인프라 시장에서 강력한 턴키 수주 및 동반 성장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현장 성과로 직결되는 AX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개최된 삼성 AI 포럼 2026을 통해 이러한 기술 혁신 비전을 구체화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실행 의지를 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행보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미스트랄 AI와의 온프레미스 협력으로 보안과 효율을 동시에 잡고, 헬릭스 투자를 통해 대규모 AI 인프라 밸류체인까지 선점한 것은 향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토털 AI 솔루션 리더’로 도약하는 결정적 발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