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임직원과 SNS 앰배서더인 ‘기아 큐레이터’ 참여자들이 ‘타스만과 함께 하는 유기견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기아 임직원과 SNS 앰배서더인 ‘기아 큐레이터’ 참여자들이 ‘타스만과 함께 하는 유기견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청년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는 ‘차 없는 현대차 직원’ 캐릭터를, 기아는 웹예능과 숏폼을 앞세웠다. 차량 사양을 설명하는 전통적인 자동차 마케팅에서 벗어나 2030세대의 일상과 관심사 속에 차와 브랜드를 녹여내는 방식이다. 차량 구매 시기를 늦추고 있는 젊은 세대를 미래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운영하는 Z세대 소통 채널 ‘르르르’의 구독자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틱톡 등을 합쳐 36만8000명에 달한다. 2019년 문을 연 르르르는 2024년 대중교통과 도보로 이동하는 ‘뚜벅이’ 민달팽이 캐릭터를 내세워 채널을 전면 개편했다. 사회초년생이자 현대차 직원이지만 정작 차가 없는 캐릭터가 출퇴근과 직장생활 이야기를 풀어내는 콘셉트다.

지하철 노선별 특징을 노래로 만든 ‘지하철 노래 시리즈’는 누적 조회수 4600만 회를 넘어섰다. 당장 차를 팔기보다 ‘뚜벅이’가 자동차 고객이 될 때까지 모빌리티 여정에 동행하는 친구로 자리 잡는 게 목표다.

활동 무대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했다. 지난 5월 현대 N 페스티벌에선 ‘가장 빠른 N’과 ‘가장 느린 뚜벅이’의 만남을 콘셉트로 한 부스에 약 6000명이 참여했다. 서울시와 손잡고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연 행사 부스는 12만800회 노출됐고, 관련 콘텐츠는 CNN 공식 인스타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2024년 리뉴얼 이후엔 대한민국 디지털광고대상 SNS 마케팅 부문 금상, 소셜아이어워드 디지털영상 최고대상 등 국내 주요 디지털 마케팅 시상식에서 잇달아 상을 받았다.

효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현대차 자체 조사에서 르르르 팔로어의 현대차 긍정 인식 비율은 2024년 79.4%에서 지난해 81.1%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구매하고 싶은 브랜드로 현대차를 꼽은 비율도 팔로어(79.0%)가 비팔로어(69.8%)보다 9.2%포인트 높았다. 현대차는 굿즈 상시 판매와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등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사업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기아는 예능 문법을 빌렸다. 방송인 유병재, 이은지, 조나단이 친구를 초대해 여행을 떠나는 웹예능 ‘캬캬 야유회’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누적 조회수 약 3600만회를 기록했다. 출연진이 EV6의 적재 공간과 외부 전력공급(V2L) 기능으로 캠핑을 즐기는 식으로 차량의 쓰임새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셀토스와 EV5, EV9, EV3 등 회차마다 활동에 어울리는 차를 배치했다. 지난달 17일 공개한 소개팅 웹예능 ‘하트로드 321㎞’는 처음 만난 남녀가 321㎞ 로드트립을 함께하는 이야기로, 첫 회 조회수가 85만 회에 달한다. 차를 제품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자동차의 퍼스널 컬러와 사주팔자, 관상 등 SNS에서 익숙한 소재를 차에 접목한 숏폼 ‘기아적 사고’도 선보였다. 픽업트럭 타스만으로 봉사 물품을 실어 나르는 유기견 보호센터 봉사활동 영상처럼 사회공헌 현장에서 차량 쓰임새를 보여주는 콘텐츠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30세대 고객이 자동차와 브랜드를 접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제품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고객이 자연스럽게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