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세종 못가! 한국은행 준비반 갈래"…SKY 경제학도의 변심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이르면 11월 말 이전계획 발표
금융위, 세종 이전안 포함
한국은행, 지방이전 대상서 배제
금융위, 세종 이전안 포함
한국은행, 지방이전 대상서 배제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재정경제부 공무원은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대학의 경제학부·경제학과 학생 상당수는 행정고시 재경직을 통한 공직 진출과 한국은행 입행을 꿈꾼다. 재경직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금융위원회 등 경제·금융정책을 담당하는 주요 부처의 5급 공무원을 배출하는 통로로 경제학도가 선호했다.
하지만 경제학도의 진로 선택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마저 서울을 떠나 세종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재경직 합격자의 서울 근무 선택지가 더욱 좁아지는 것이다. 반면 정치권에서 지방 이전을 추진하는 한은은 서울에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국무총리실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과 이전 지역을 담은 초안을 마련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올 4분기 이전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 오는 11월 말에서 12월 사이 구체안을 내놓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수도권에 남아 있는 350여 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잔류를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2차 지방이전안의 밑그림을 그렸다. 2차 지방이전안에는 금융위를 세종으로 옮기는 방안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한국은행 본부의 지방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전북 전주을이 지역구인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한은과 한국투자공사(KIC), 예금보험공사, 한국벤처투자,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5개 기관의 주된 사무소를 전북특별자치도에 두도록 하는 이른바 '전북 제3금융중심지 도약 패키지 5법'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한은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주요국 가운데 수도에서 지방으로 중앙은행 본부를 이전한 사례는 없다”며 “주요국 중앙은행 본부는 대부분 금융중심지인 수도에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부의 지방 이전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과 국책은행의 이전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관·은행 노조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이들의 이전 방안을 먼저 공개해 반발과 갈등이 부각되면 다른 기관 이전의 추진력도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이번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혁신도시마다 기관을 균등하게 배분하기보다 기존 산업 및 대학, 이전 공공기관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관을 묶어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도 지난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혁신도시마다 기관을 흩뿌리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가 이미 발표한 원칙”이라며 “집중돼야 효과가 나고 공공기관이든 기업이든 협력이 가능한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