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에 악기값 급등…저소득 학교 음악교육 직격탄
미국 학교에서 첼로 한 대가 1000달러를 넘고 튜바 가격이 9000달러에 달하면서 음악교육 프로그램이 악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혼란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까지 겹치면서 특히 예산이 적은 저소득 지역 학교에서 음악수업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웨스트버지니아주 캐나와카운티 사우스찰스턴고교에선 첼로 연주 학생 12명에게 악기가 10대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교가 한 해에 배정하는 예산은 500~600달러지만 새 첼로 한 대 가격은 1000달러를 넘어 교사가 사비로 악기를 구입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미국 학교 음악교육 현장의 비용 부담은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차질로 상품 가격이 오른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외국산 악기 가격을 더 끌어올리면서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에는 외국산 금속에 관세를 부과할 때 사용했던 국가안보 조항을 근거로 트럼펫과 튜바 등 금관악기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까지 제안했다.

학교 음악교육은 값싼 수입 악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관세 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 고급 펜더·깁슨 기타 등 일부 악기는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초·중·고교에서 사용하는 입문용 악기의 상당 부분은 중국산이다. 많은 교육구가 악기를 직접 보유하거나 임대한 뒤 학생들에게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컬런 헨드릭스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악기에 적용되는 실효관세율은 지난 6월 약 13%였다. 지난해 9월 약 24%로 정점을 찍은 뒤 낮아졌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과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돈다.

수입 물량도 급감했다. 올해 2분기 미국의 악기 수입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약 20% 줄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등 오케스트라용 현악기 수입은 50% 감소했고 금관악기는 43% 줄었다. 헨드릭스 연구원은 "금관·현악·타악기 전반에서 공급이 줄면서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악기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학교들은 새 악기를 구입하기 어려워지자 기존 악기의 수명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고시장에 의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워싱턴카운티의 한 소규모 교육구 교육감은 이베이와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를 찾아 중고 악기를 구하고 있다. 오리건에서는 3D프린팅, 뉴저지에서는 악기 수명 연장 등 지역마다 가격 상승을 버티기 위한 대책이 등장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