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회사 흠집내기' 몰두하는 삼성바이오 노조
“조합원은 이미 1차 파업으로 임금 손실을 감수했는데 이후 제대로 보상받은 게 없다. 그런데 이번에 또 파업하라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모이는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 올라온 글이다. 노동조합이 ‘오는 26일부터 3주간 2차 파업을 한다’는 방침을 낸 것과 관련해 한 직원이 ‘무책임하다’는 내용의 비판 글을 올린 것이다. 이 회사의 한 직원은 “이 커뮤니티에는 노조를 지지하는 글이 올라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노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또 다른 직원은 “친노동 성향인 현 정부의 노동위원회가 우리 회사 노사 협상을 조정하다가 손 털고 나갔을 정도”라며 “회사가 억지를 부렸다면 노조를 옹호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의 협상 분위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노조가 최근 2차 파업을 예고한 데 이어 지난 5일에는 ‘회사가 예고한 유상증자 청약 일정을 보류 또는 재검토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보냈다. 주된 이유는 ‘최신 교섭 상황과 추가 파업 예고 상황을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가 이렇게 불안하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려야 한다’는, 그 회사 직원이 한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얘기를 공문으로까지 작성해 보낸 것이다. 이 회사 노조는 올 들어 벌써 여러 차례 이런 돌발 행동으로 구설에 올랐다. 4월에는 ‘다음달 총파업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외신에 보내기도 했다.

회사 사업이 기울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투자자와 경영진이 아니라 일반 직원이다. 직원에게 회사는 오랫동안 머물면서 가족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주요 생계 수단이기 때문이다. 투자자에게 특정 기업은 여러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고 경영진은 자리를 옮기는 게 비교적 용이하지만, 일반 직원은 그렇지 않다. 그런 까닭에 노조는 회사와 갈등을 겪더라도 그 수위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며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겉으론 ‘언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하지만,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면 그때부터는 대화의 여지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 협상 테이블에 앉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오래전 노사 갈등이 극심했던 한 자동차 회사의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직원들은 당시의 상처를 안고 회사 정상화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협상에서 회사를 압박하는 것과 고객과 시장에 회사를 ‘불안한 거래처’로 각인하는 것은 다르다. 회사의 신뢰를 깎아 협상력을 높이려고 한다면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몫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