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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안에는 안 끝난다"…Fed 흔든 반도체 물가
샌프란 연은 총재 액시오스 인터뷰
기업들 메모리칩 선도계약·제품 재설계
공급난 자동차·가전으로 번질 가능성
데일리 총재 “AI 충격 3년보다 길어질 수도"
"추가 금리 인상, 물가 충격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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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난 자동차·가전으로 번질 가능성
데일리 총재 “AI 충격 3년보다 길어질 수도"
"추가 금리 인상, 물가 충격 지켜봐야"
"AI 반도체값 상승, 일회성 충격 아냐"
6일(현지 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일부 기업들이 AI 수요로 촉발될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비하기 시작했다"며 "가격 압력이 데이터센터 투자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 총재는 AI가 반도체와 다른 기술 제품 가격에 가하는 압력을 두고 "일회성 충격으로 보는 정도가 덜하다"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Fed는 통상 공급 충격이 일정 기간 뒤 사라질 경우 통화정책으로 즉각 대응하기보다 그 영향을 지켜보는 경향이 있다. 데일리 총재는 Fed가 일반적으로 충격이 1~3년 안에 약해지는 상황을 상정하지만 AI에 따른 공급 압력은 그보다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AI 수요가 줄어드는 것 같지 않다"며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 관할 지역에는 실리콘밸리와 AI 투자를 주도하는 기업들이 몰려 있다. 데일리 총재는 "기업들과의 접촉 과정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업체들은 향후 공급을 확실히 확보하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선도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은 반도체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제품 자체를 다시 설계하기 시작했다는 게 데일리 총재의 얘기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제품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는 특성 때문에 기업들이 장기간 물량을 미리 확보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도 공급을 선점하려는 계약이 나타난다는 점에 대해 데일리 총재는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반도체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제품 재설계 역시 향후 공급 제약을 기업들이 실제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자동차, 가전 비용 상승 우려
Fed가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AI 하드웨어 확보 경쟁이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와 충돌하는 경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부족으로 차량 생산을 마무리하지 못했고, 이는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는 AI 전용 장비 수요가 전체 반도체 시장으로 번지면서 데이터센터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업들의 비용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통화정책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대규모 AI 투자를 이끄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상대적으로 금리 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투자 수요가 크게 둔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데일리 총재는 다만 이들 기업이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차입을 늘릴수록 금리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AI에 투자하는 다른 기업들 가운데는 차입비용 변화에 더 민감한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이 AI 투자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을 직접 크게 제약하지 못하더라도 경제 전반의 수요와 물가를 억제하는 효과는 남아 있다는 게 데일리 총재의 판단이다. 그는 "긴축 정책이 물가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발 공급 충격이 산업 공급망을 따라 확산하고 장기간 지속된다면 Fed로서는 통상적인 일시적 공급 충격보다 대응이 어려운 물가 변수가 되는 셈이다.
"추가 금리 조정 신중해야"
데일리 총재는 3주 전 이뤄진 Fed의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지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완전히 필요했다"며 "매우 만족했고 적극적으로 지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추가 금리 조정 여부에 대해서는 에너지와 무역, AI 등 올해 물가를 끌어올린 충격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그는 관세와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상승, AI가 모두 일반적인 공급 충격처럼 발생했다가 사라지고 효과도 일시적으로 끝난다면 추가 긴축이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충격들이 서로 겹치거나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추가 관세 협상이 새로운 관세로 이어질 경우 기존 충격 위에 또 다른 충격이 더해져 물가 압력이 지속되는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ed는 물가만을 보고 정책을 결정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데일리 총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노동시장을 계속 주시하면서 현재의 충격이 사라질지, 서로 중첩될지,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지를 구분해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각은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미 광범위하게 강해져 통화정책 수준 자체를 조정해야 한다는 일부 Fed 내 매파적 견해와는 차이가 있다. 마이클 바 Fed 이사는 지난달 경제 변화로 통화정책이 적절한 위치에서 벗어나 있었고 최근의 조정이 올바른 방향이었다고 평가했다. 데일리 총재의 발언은 관세와 유가, AI발 충격이 완화된다면 9월 인상을 끝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