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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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검찰청이 78년 만에 문을 닫았다. 기소는 공소청이, 중대범죄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나눠 맡는다. 같은 날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도 없앴다.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한 조항은 빠지고, 그 자리를 '상호 협력'과 '지도·조언'이 채웠다. 이제 노동감독관은 임금체불, 산업재해, 부당노동행위, 불법파견 사건을 입건부터 송치까지 검사의 지휘 없이 직접 수사한다.

수사와 기소를 나누면 권한이 분산되고 견제가 살아난다는 것이 개편의 논리다. 그러나 노동 사건에서 이 논리는 정반대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수사 단계에서 검사의 법률 검증 기능이 약해지면 그 공백은 고스란히 수사 대상이 된 기업이 떠안게 된다.

사라진 수사 지휘, 법률 검증은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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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수사 지휘를 권력의 문제로만 볼 일은 아니다. 노동 사건에서 이는 법률 검증 절차였다. 근로자성, 임금 해당성, 원청의 사용자성처럼 판례가 갈리는 쟁점을 송치 전에 법률가가 한 번 더 따져 보는 장치였다.

더구나 노동감독관은 행정감독과 형사 수사를 한 몸에 지닌 기관이다. 사업장을 감독하며 받은 자료가 곧바로 형사 입건의 근거가 되는 구조에서, 수사 부처 밖의 법률가인 검사의 지휘는 수사의 적법성을 점검하는 장치이기도 했다.

이번 개편은 종전의 수사 지휘를 없애면서도 송치 구조는 유지했다. 특별사법경찰관은 혐의가 없다고 보더라도 사건을 스스로 종결할 수 없고, 모두 검사에게 보내야 한다. 송치 후 추가 수사가 필요하면 공소청 검사는 직접 수사하는 대신 노동청에 보완 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사건은 감독관과 공소청 사이를 오가고, 기업은 같은 쟁점을 두 번, 세 번 소명하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방관서장을 최종 책임자로 두고, 본부와 7개 지방청에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수사하는 부처가 자신을 심사하는 내부 장치다. 외부 위원의 참여가 실질적인 법률 검증으로 이어지려면 심의가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그 결과가 실제 수사에 반영되는 절차를 갖춰야 한다.

숙련 없는 독립은 누구의 부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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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의 독립에는 수사 역량이 전제돼야 한다. 대검찰청의 '2025년 특별사법경찰 업무처리 현황 및 성과 지표 분석' 보고서를 보면 그 전제를 장담하기 어렵다. 전국 특사경 2만419명 가운데 수사 경력 3년 미만이 80.5%이고, 1년 미만은 47.2%였다. 수사만 전담하는 인원은 20.6%에 그쳤다.

지난해 기소된 특사경 사건 3만1072건 중 54.7%가 고용노동부에서 나왔다. 전체 특사경의 경력 분포를 노동감독관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노동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수사 역량을 갖추는 문제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여기에 인력 증원이 겹친다. 정부는 2024년 3131명이던 감독관을 2028년까지 80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몇 년 사이 감독관이 두 배 넘게 증가하면 신규 인력의 교육과 숙련 축적이 더욱 중요해진다.

수사 지휘를 폐지하고 인력을 늘리는 과정에서 대체 검증 장치와 교육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법리가 갈리는 사건일수록 감독관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그 판단 편차의 비용은 수사받는 기업이 치른다.

기업이 메워야 할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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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단계의 법률 검증이 약해질 가능성에 대비해 기업은 조사 초기부터 사실과 법리를 기록에 정확히 남겨야 한다.

첫째, 혐의사실을 파악하면 법리 쟁점을 조기에 서면으로 제시한다. 출석을 요구받으면 우선 문제 되는 행위와 적용 법조를 가능한 범위에서 확인한다.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혐의와 쟁점이 드러나면, 근로자성·임금성·사용자 책임에 관한 회사의 논리를 의견서로 제출한다.

임금체불 사건에서 대법원은 지급 의무가 있는지와 그 범위에 관해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체불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다. 임금체불 지급 의무를 다투는 근거와 당시의 판단 경위는 객관적 자료와 함께 수사 초기부터 기록에 남겨야 한다.

둘째, 사실관계를 문서로 먼저 확인한다. 대표자, 인사 담당자, 현장 관리자가 각자 기억에만 의존해 진술하면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서로 어긋나는 부분이 생기기 쉽고 그 틈이 혐의의 근거로 읽힌다. 출석 전에 근로계약서, 급여 내역, 업무 지시 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로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고, 각 진술인은 자신이 직접 알고 있는 범위에서 진술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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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변호인의 조사 참여로 법리와 사실이 함께 검토되도록 한다. 변호인의 참여는 종전에도 중요했지만, 검사의 수사 지휘와 직접 보완 수사가 사라진 만큼 노동청 단계에서 그 역할이 더 커졌다. 변호인은 조사 과정에서 적용 법리와 판단에 필요한 사실을 설명하고, 그에 관한 진술이 조서에 정확히 남도록 조력해야 한다.

판단 기준을 잘못 잡으면 필요한 사실을 묻지 않을 수 있고, 중요한 진술이 조서에서 빠지면 송치 후 그 기준에 따라 판단하기도 어려워진다. 법리를 의견서로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질문과 답변, 조서 작성에까지 연결해야 하는 이유다.

넷째, 수사 중 이의제기와 송치 이후 대응을 준비한다. 수사 방향이 법리와 어긋난다고 판단되면 수사심의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위원회는 노동부 내부 기구이고, 감독관은 모든 사건을 송치해야 하므로 기소 여부는 결국 공소청 검사가 정하게 된다.

송치 후에는 기존 의견서가 기록에 반영됐는지 확인하고, 감독관의 송치 의견이나 추가로 확인된 사실에 대응할 필요가 있으면 법리 의견을 보충한다.

기업이 법률 검증 책임까지?

수사의 독립에는 판단의 정확성을 보장할 장치가 따라야 한다. 검사의 지휘를 걷어낸 자리를 지도·조언과 내부 심의가 충분히 메울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기업은 조사 초기부터 사실과 법리를 기록에 남겨 잘못된 혐의 판단과 불필요한 보완 수사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기업의 준비가 수사기관의 법률 검증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