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스낵 신제품 '너구링'. /사진=농심
농심 스낵 신제품 '너구링'. /사진=농심
식품업계의 신제품 개발 공식이 바뀌고 있다. 기존 제품을 조합해 색다른 맛을 즐기는 소비자들 사례가 입소문을 타고 대중의 반응도 확인되면, 단순한 하위문화(서브컬처)로 넘기지 않고 이를 적극 반영한 신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모디슈머(Modisumer)' 트렌드가 무시할 수 없는 제품 개발 공식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는 뜻의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제조사가 제시한 표준 조리법을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레시피를 창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레시피와 투표 참여 결과가 기업의 정식 신제품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제품 기획과 선택 과정에 미치는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다.

농심은 올해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인기 셰프 에드워드 리와 공동 개발한 특별 신제품 레시피 두 가지를 공개하고 고객 투표를 진행한다. 후보에 오른 신라면 치즈&된장은 치즈와 된장을 접목해 풍미를 더한 가족 레시피에서 착안했으며, 신라면 해물&어묵은 사골과 해산물 육수에 어묵의 풍미를 더해 맛의 구성을 다변화했다.

투표는 이날부터 이달 18일까지 농심 공식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된다. 성수동 신라면 분식 팝업스토어의 현장 시식 투표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오는 11월 말 정식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소비자 투표로 실제 출시될 제품을 결정하는 방식인 셈.

농심은 오는 12일 신제품 '너구링'도 선보인다. 최근 SNS에서 양파링에 너구리 스프를 흔들어 먹는 영상이 공유되며 인기를 끌자, 가장 반응이 좋았던 '얼큰한 너구리' 조합에 착안해 양파링의 고소함과 너구리의 매콤한 해산물 풍미를 결합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농심 '신라면 40주년 특별 신제품' 소비자 투표 배너 이미지. /사진=농심
농심 '신라면 40주년 특별 신제품' 소비자 투표 배너 이미지. /사진=농심
소비자 참여를 통해 개발된 제품들의 시장 반응도 확인되고 있다. 오뚜기가 열라면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5월 선보인 '로열라면'은 소비자들이 우유와 치즈를 활용하던 이색 레시피에 착안해 개발된 제품이다. 별도 광고 없이 출시 한 달 만에 20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팔도가 지난 2월 내놓은 '왕뚜껑 국물라볶이' 역시 넓은 용기 구조를 활용해 떡, 치즈, 반숙란 등 다양한 부재료를 더해 먹는 소비자 성향을 반영하며 4개월여 만에 누적 판매량 600만개를 기록했다.

모디슈머 트렌드가 정착하면서 기업들은 소비자 아이디어를 상시 수집할 자체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농심은 '누들푸들' 커뮤니티를, 오뚜기는 웹사이트 '오키친(O'Kitchen)'을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만든 레시피를 공유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디슈머 트렌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기업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졌다"며 "소비자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내는 과정이 자연스러운 상품기획 방식이 됐다"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