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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부처 의견대로"라지만...공직사회는 "靑 인사 그립 강하다" [청와대는 지금]
부처 '인사 그립' 강한 이재명 정부 靑
고위직 뿐만 아니라 과장 인선까지 일부 관여
인사권 약해진 장관, 부처 장악 쉽지 않아
'깨알 지시' 李만 바라보는 공직사회
靑 "부처 인사는 부처가...자율성 보장하고 있다"
고위직 뿐만 아니라 과장 인선까지 일부 관여
인사권 약해진 장관, 부처 장악 쉽지 않아
'깨알 지시' 李만 바라보는 공직사회
靑 "부처 인사는 부처가...자율성 보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실무 부처 의견대로 하고 있다"는 언급에 공직사회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며 고개를 저었다.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실·국장은 말할 것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과장 보직자 전보까지 청와대가 인사 검증을 앞세워 컨트롤하고 있다"(A부처 관계자)는 것이다.
이전 정부가 공직자 검증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다만 역대 정부는 장·차관이 아닌 자리에 대한 부처 장관의 인사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다고 한다. 부처가 인사 계획을 청와대에 보고하면 별다른 지체 없이 '컨펌'을 받고 실행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들어 청와대의 인사 검증 대상의 폭과 깊이가 넓고 깊어진 것 같다는 게 공직사회에서 공통되게 나오는 얘기다. 부처를 믿고 맡기기보다 일일이 검증을 하려 들다보니 청와대 인사라인에서 심각한 병목이 생기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중앙 부처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장관이 누구를 어느 자리에 앉히려고 하면 청와대에서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라며 "지금은 왜 이사람이 그 자리에 가야하는지, 다른 사람은 없는지를 묻기도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이런 피드백을 하면 부처 입장에서는 장관이 올린 인사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는 부처 인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B부처 관계자는 "청와대가 부처의 주요 과장급 인사까지도 검증을 이유로 쥐고 시간을 끌다보니 공직사회 전체적으로 인사 이동, 순환이 꽉 막혀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청와대가 '누구는 어디 앉히고, 누구는 저기 앉히고'식으로 관여한다는 인상은 받지 못한다"면서 "인사비서관 책상에 검증 문서가 책상에서 천장까지 쌓여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인사를 묵혀두는 게 문제"라고 했다. 특정 부처는 1급 공무원 인선에 3개월 넘게 걸렸다고 한다.
청와대의 인사 그립이 강하다는 건 장관의 인사권은 그만큼 약하다는 걸 의미한다. 장관이 바로 데리고 일할 공무원 인사를 일일이 청와대 확인을 받아야하다보니 장관도, 인사 대상자도 답답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직원들은 누가 그 자리에 갈지 뻔히 다 아는데 최종 인사 발령에 하세월이니 영문도 모른 채 청와대만 바라보게 되는 것"(C부처 공무원)이라고 했다.
정권 초반 늘공(직업 공무원) 출신인 한 장관이 새로 임명된 부처 고위공무원을 내부 회의 자리에서 처음 보고 인사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이 부처 주요 인선에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요직인 장관 정책 보좌관(국장급)에 경기·성남라인 인사가 앉은 사례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정책 보좌관이 과거 이 대통령이 공동대표였던 성남시립병원 추진위원회에서 집행위원장을 했던 인사라 문제라는 주장이 야당에서 나왔다. 장관을 보좌하는 자리에 장관과는 연이 없는 대통령 과거 인맥이 앉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현 정부에서 일했던 한 고위 관료는 "정권 초반 세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셨을 수 있지만, 대통령이 장관에 재량권을 주고 확실히 믿고 맡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힘 없는 장관' 문제는 단순히 인사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한 고위 관료는 "장관이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이라는 게 결국 내부 인사고 이를 통해 조직 장악력을 높이는 건데, 인사권이 없다시피 하니 권위 뿐만 아니라 정책적 리더십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른 부처 관계자는 "장관에게는 인사권이 없고, 디테일한 정책 메시지는 대통령 입에서 더 많이 나오니 공무원들이 어디를 더 바라보겠나"라고 했다.
청와대에 파견된 '늘공'의 불만도 쌓이고 있다. 소속 부처에서 일 할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는데 이렇다 할 인사상의 이득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전 같았으면 일이 힘들더라도 승진이라는 확실한 보상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 근무를 손 들고 갔는데, 지금은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단순히 일이 힘들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가 한 번 잘못되면 국정 운영이 크게 영향받는 만큼 신중하게 하고 있고, 부처 인사는 장관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정권 초반 일부 인사가 늦어지면서 전체적으로 미뤄진 측면이 있지만 대부분 해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