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78년 만에 사라진 검찰청
1948년 정부 수립에 맞춰 법원에서 분리 설치된 검찰청이 어제 78년 만에 문을 닫았다. 지난해 9월 26일 국회를 통과한 검찰청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이 1년 유예기간을 거쳐 오늘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여권의 검찰 개혁 대원칙에 따라 기존 검찰청 기능은 법무부 소속 공소청과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나뉘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처음 나온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구호가 5년 만에 현실화한 것이다.

그동안 검찰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에게 애증의 대상이었다. 성실한 대다수 일반 검사가 아니라 일부 정치 검사가 언제나 문제였다. 그들은 살아 있는 권력 앞에서는 납작 엎드려 있다가 힘이 빠지면 사정없이 물어뜯는다고 하이에나에 비유되기도 했다. 정권마다 이런 검찰을 이용하려 들었고 검찰 스스로도 사회정의가 아니라 권력 부침에 맞춰 줄을 선 사례가 허다했다.

그럼에도 검찰청 전면 폐지라는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이 어떤 사회적 이득을 가져다줄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당장은 수사 혼선과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하위 법령 정비부터 중수청·공소청 인사와 인력 충원에 이르기까지 숭숭 뚫린 빈틈이 곳곳에서 보이는 탓이다.

검찰이 정점에서 관장하던 수사권은 이제 여러 기관이 나눠 가진다. 일반 형사사건은 지금처럼 경찰이 맡고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국가보호, 사이버범죄, 법왜곡죄 등 7대 중대 범죄는 중수청이 담당한다. 고위 공직자 범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환경·노동·금융 등 전문적 영역은 특별사법경찰이 1차 수사를 맡는다. 알려진 대로 ‘검사’ 명칭은 살아남았지만 공소를 담당할 뿐 수사권은 없다.

지금으로서는 새로운 수사 시스템이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 다수는 ‘검수완박’이나 ‘검찰 개혁’ 같은 구호가 아니라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제대로 시시비비를 가려주는 형사사법체계를 원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힘없는 서민이 더 힘들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김수언 수석논설위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