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고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정부가 올해 발생하는 초과세수 일부를 활용해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이기로 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정부가 연말까지 국고채 발행 규모를 10조원 이상 축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를 열어 “국고채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긴급 바이백(국고채 조기 상환), 초과세수 일부를 활용한 국채 발행물량 축소 등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초과세수를 국채 공급 축소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과세수를 활용한 국고채 발행 감축은 새로 찍으려는 국채를 덜 발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만기가 도래한 국고채를 갚기 위한 차환용 발행은 유지하되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해 새로 발행하는 국고채 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재경부는 1일 발표하는 ‘10월 국고채 발행계획’에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고채 공급을 줄이는 방안을 담을 계획이다. 10월을 시작으로 11월, 12월에도 월별 국고채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여 연말까지 국고채 순증 물량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채권시장에서는 10~12월 석 달 동안 초과세수 10조원 이상을 국고채 시장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고채 금리 흐름과 세입 상황에 따라 투입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국고채 발행량을 줄이기로 한 것은 최근 시장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는 연 4.119%로 2022년 11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는 국내외 기준금리 상승뿐 아니라 국고채 발행 확대에 따른 수급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며 “정부가 초과세수를 활용해 의미 있는 수준으로 국고채 발행을 줄인다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고채 발행 물량이 줄면 이자 비용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3년·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4%대인 것을 단순 적용하면 국고채 발행 물량을 10조원어치 줄일 경우 연간 4000억원 이상의 이자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