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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 도서' 논란에…출판계 “AI 사용정도 1~3단계로 표시”
한국출판인회의, 출판·AI 정책포럼 개최
AI 사용정도 1~3단계 표시하도록 제안
"독자 신뢰 얻고 무분별한 학습서도 보호"
AI 사용정도 1~3단계 표시하도록 제안
"독자 신뢰 얻고 무분별한 학습서도 보호"
한국출판인회의는 29일 서울 성산동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위기를 넘어 공존으로: AI 시대 출판생태계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한 출판·AI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홍영완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AI 활용을 배척하거나 주홍글씨를 남기려는 것이 아니라 출판과 AI가 공존하는 가운데 독자가 안심하고 책을 고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려는 취지”라며 “어느 나라보다 AI 활용 원칙이 제대로 확립된 출판시장을 만들자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출판인회의는 AI 활용과 관련된 3단계 표시제를 제시했다. 1단계(인간 저작물), 2단계(AI 보조 저작물), 3단계(AI 생성 출판물)로 구분해 책 표지 등에 표시하자는 것이다. 이 분류에서 인간 저작물(1단계)은 인간이 창작한 저작물이다. AI를 단순 교정·교열, 개요 작성, 목차 구성 등의 용도로 사용한 경우에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경우에는 별도의 AI 관련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AI 보조 저작물(2단계)은 인간이 창작한 내용을 AI로 보완한 경우, 또는 AI가 생성한 내용을 활용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인간이 충분한 통제와 검증을 거쳐 완성한 저작물이다. AI 생성 출판물(3단계)은 1~2단계와 구분된다. AI가 생성한 내용에 대해 인간의 실질적인 통제와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명백히 저작권이 부여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출판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날 포럼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박정인 덕성여대 AI다이나인포(AI Dyna Info) 교수는 “분류의 핵심은 AI가 몇 퍼센트의 문장을 생성했는지가 아니라 인간이 충분히 검토하고 수정했는지, 최종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인간이 질 수 있는지다”라고 설명했다.
출판계는 이 표시제가 무분별한 AI 학습으로부터 저작물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으로도 본다. 3단계에 해당하는 출판물이 아닌 1~2단계 저작물은 저자와 출판사에 권리가 있다는 점이 확실해져서다. 김보경 한국출판인회의 정책위원장은 “1~2단계로 표시하는 것은 향후 데이터 이용 계약에서도 협상력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패널토론에서 홍한별 변역가는 “인터넷은 물론이고 작업용 툴에 AI 기술이 이미 전부 적용돼 있는 상태에서 AI를 썼냐 안 썼냐는 이미 무의미한 기준인 것 같다”면서도 “번역 결과물에 대해 번역가가 ‘자신의 번역 결과물’임을 명시하고 책임을 떠맡는 번역서와 그러지 않은 번역서를 구분해 표시해서 독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학습에 대비해 출판사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진근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작가나 출판사가 개별적으로 AI 학습 보상을 받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출판사들끼리 배상금을 받기 위한 연합체를 구성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