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는 청춘을 앗아간 소련의 수용소 시절도, 연주 생명을 위협한 갑작스러운 전신마비도 넉넉한 웃음으로 흘려보낸다. 그의 음악은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는 뜨거운 위로를 준다.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 © arte, Photo by 구본숙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 © arte, Photo by 구본숙
해마다 11월이면 미샤 마이스키(78)의 계절은 코끝이 시리던 뉴욕의 가을밤으로 되돌아간다. 1973년 11월 27일이었다. 카네기홀 데뷔 공연을 막 끝낸 스물다섯 청년 마이스키를 만나러 한 신사가 백스테이지로 찾아왔다. “아흔이 넘은 제 삼촌이 젊은 연주자에게 첼로를 물려주고 싶어 하세요. 오늘 연주를 정말 잘 들었어요. 악기의 주인은 바로 당신 같네요.” 당시 첼로를 빌려 쓰고 있던 마이스키에게 찾아온 뜻밖의 제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