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암살자(들)' 제작보고회에서 감독,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진호 감독,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연합뉴스
1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암살자(들)' 제작보고회에서 감독,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허진호 감독,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연합뉴스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그린 영화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영화 ‘암살자(들)’이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전날 6만7406명이 관람하며 6만8913명을 동원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타짜 4’)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나란히 극장에 걸린 ‘타짜4’에 앞서 줄곧 선두를 달렸지만, 개봉 엿새 만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

추석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암살자(들)’은 첫날 13만4000명이 관람하며 49일 동안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킨 ‘오디세이’를 밀어내며 주목받았다. 연휴 기간에도 홀로 100만 명이 넘는 관객 동원력을 보이며 경쟁작인 ‘타짜4’와 ‘인턴’, ‘가능한 사랑’을 따돌렸다.

잘 나가던 ‘암살자(들)’의 순위 하락은 1974년 8월 당시 영부인인 육 여사 사망 사건을 소재 삼은 영화 내용을 두고 역사 왜곡이 번진 탓으로 풀이된다. 영화는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총에 육 여사가 맞아 사망했다는 당국의 결론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좇는 내용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당시 중앙정보부 윗선이 국면 전환과 권력 유지를 위해 자작극을 벌였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를 두고 정치권 등 일각에서 마치 육 여사의 남편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배후인 것처럼 몰아간다며 비판하며 논란이 확산했다.

이와 관련해 영화 제작진인 하이브미디어코프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와 성격을 넘어 특정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작사는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역사 왜곡 논란이 흥행 악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영화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면서 예매 관객은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암살자(들)’의 예매 관객은 5만6499명(예매율 11.3%)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40.8%)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전날 같은 시간 4만8000여 명으로 3위였던 것과 비교해 증가세를 보인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