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DMZ 지뢰 사고 재발 막으려면
최근 전방 25보병사단 관할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 근접 지역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을 수행하던 간부 세 명이 지뢰 폭발로 중·경상을 입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폭발 원인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확답을 피하고 있다. “이게 군대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철저한 원인 규명이 선행돼야 하겠지만, 수색로 개척에 나선 수색대대장과 간부들의 피해 정도로 볼 때, 일반 대인지뢰보다 폭약량이 훨씬 많은 북한의 목함지뢰(약 200~250g)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

지뢰 사고의 재발을 막고 실추된 군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차제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처럼 위험한 곳에는 사람이 직접 들어가지 않고 무인 장비가 이를 대신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전방위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첫째, 첨단 감시·센서 기반의 사전 차단 체계 구축이다. 장마나 폭우로 인해 북측에서 유실돼 내려오는 목함지뢰 등 위험 폭발물을 사전에 차단하려면 접경 지역 하천과 인접 통문의 감시 센서와 차단 그물을 재정비해야 한다. 접경지 작전 시 정찰 자산을 활용한 사전 탐지 능력도 높여야 한다. 공중에서 지형 변화와 지뢰 매설 의심지역 식별이 가능하도록 고성능 열상카메라 및 다중 분광 센서 등을 장착한 드론을 띄워 DMZ 내 북한군의 지뢰 매설 흔적, 토지 형상 변경 등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인명 피해를 원천 차단하는 무인 탐지·제거 체계 도입이다. 우리 군의 기존 MV-4 무인화·원격화 지뢰 제거 장비를 더 확충하는 것은 물론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위험한 좁은 참호, 숲속 수색로 등에 비금속 지뢰나 은폐된 폭발물을 탐색할 수 있는 4족 보행 로봇 등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여기에다 화약 냄새와 토양 성분 변화를 감지하는 폭발물 탐지견 및 특수 감시장비 운용을 병행하는 등 장병이 직접 지뢰를 찾아다니는 위험을 소거해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비대면·무인체계는 장병의 생명을 지키는 핵심 병기다.

셋째, 수색로 개척 지침의 전면 쇄신과 방호 장구 고도화다. 미확인 지뢰 유실 가능 지역이나 수색로 개척 시 수색대대장이 아니라 공병대대장 책임하에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무인체계를 먼저 투입한 뒤 방폭 성능을 갖춘 개인 보호장구를 착용한 전문 공병이 진입하도록 절차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으로 개인 방호 장구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성능을 전면 재점검하고 충격 흡수력이 뛰어난 첨단 장비로 교체해야 마땅하다. 위험 감지 시 작전 중지 및 대응 지침을 현장 지휘관이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매뉴얼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넷째, 자율주행 드론 기반의 응급 이송 체계 구축이다. 의무수송헬기와 더불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좌표를 기반으로 사고 지점까지 자동 비행하는 자율주행 응급 드론을 DMZ 내 수색대대별로 마련해야 한다. 이 드론에는 현장에서 곧바로 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긴급 지혈제, 자동제세동기(AED), 응급 혈액팩 등을 실어야 한다.

끝으로 장병의 생명에 관해서는 한 치의 은폐나 모호함도 있어서는 안 된다.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투명성은 군 기강 확립의 필수 조건이다. 군은 정치권 눈치 보기를 멈추고, 장병들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대비태세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