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026 쏘렌토 X-Line. 기아 제공
The 2026 쏘렌토 X-Line. 기아 제공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급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수입차 공세에 흔들리고 있다. 테슬라 모델Y가 국내 업체를 포함한 전 차종 판매 1위에 오른 데 이어 비야디(BYD)는 3750만원짜리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내놨다. 가격과 연비 기술력을 앞세운 수입차에 국내 업체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지난달 27일 씨라이언 6 DM-i의 첫 차량을 인도했다. 판매 가격은 단일 트림 3750만원으로 쏘렌토 하이브리드 2WD 기본형의 세제 혜택 후 가격(3963만원)보다 213만원 낮다. 기본 사양 차이는 있지만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선택지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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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라이언 6 DM-i는 외부 전원으로 배터리를 충전해 일정 거리를 전기로만 달릴 수 있는 PHEV다. 국내 인증 기준 전기모드 주행거리는 70㎞, 급속충전 시 배터리 잔량 30%에서 80%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이다. 충전 여건을 갖춘 소비자는 평소 전기차처럼 몰고 장거리에서는 엔진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푸조는 올해 초 7인승 중형 SUV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4890만원에 출시했다.
BYD 씨라이언 6 DM-i. BYD 제공
BYD 씨라이언 6 DM-i. BYD 제공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경쟁에 가세했다. KG모빌리티(KGM)는 지난 5월 부분변경 모델인 ‘뉴 토레스’를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현재 판매가격은 3302만원부터다. 르노코리아는 이달 1일 상품성을 개선한 2027년형 ‘그랑 콜레오스’를 내놨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3905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중형 SUV는 내수 시장을 떠받치는 핵심 차급이다. 기아 쏘렌토는 지난해 10만2대 팔려 국산 SUV 최초로 연간 판매 10만대를 넘었고, 2년 연속 국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현대차 싼타페 판매량 5만7889대를 합하면 15만7891대다. 두 차종만으로 전체 국산 SUV 판매량(67만8536대)의 23.3%를 차지할 정도로 수입차 업체에겐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다.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 테슬라 제공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 테슬라 제공
이 장벽은 올 들어 테슬라 모델Y에 흔들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중형 SUV인 모델Y는 지난 5월부터 넉 달 연속 쏘렌토를 제치며 국내 완성차 포함 전 차종 판매 1위 자리를 굳혔다. 8월엔 모델Y가 9638대 팔려 쏘렌토(6397대)를 3241대 차로 따돌렸다. 무기는 가격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4월 부분변경 모델Y를 내놓은 뒤 같은 해 12월 말 판매가격을 5299만원에서 4999만원으로 내려 올해부터 적용된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5000만원 미만)을 맞췄다.

업계에서는 HEV·PHEV·전기차 등 파워트레인과 가격대가 낮은 수입차들이 동시에 들어오면서 중형SUV 시장이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 선택권은 넓어지지만 국내 업체들은 점유율 수성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PHEV와 HEV가 동시에 들어오면서 가격과 연비를 저울질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중형SUV 라인업의 전동화 속도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