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 몰아치는 3가지 폭풍[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9월 14일 미국 증시는 출발부터 힘겨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파이프라인 폐쇄로 유가는 급등했고, 16일에 있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전망도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증시를 떠받치던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AI 업계의 리더들이 AI의 기술 발전 속도를 지금보다 더디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입니다. 월가에 3가지 폭풍이 동시에 몰아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1. AI주 급락…미 증시도 개장 직후 하락 출발


9월 14일 글로벌 AI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AI 능력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까지 이에 동조하면서 AI 투자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증시도 실제 개장 이후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S&P500지수는 개장 직후 0.7%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 이상 떨어졌습니다. 다우지수는 0.4% 하락세로 시작했습니다. 특히 AI 관련주에 매도세가 집중됐습니다.

앞서 프리마켓에서도 마이크론은 약 5%, 인텔은 약 6%, 엔비디아는 2% 이상 하락했습니다.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가 6% 이상, 삼성전자가 4% 이상 떨어졌고 일본 소프트뱅크도 10% 이상 급락했습니다. 유럽에서도 ASML과 인피니언 등 반도체·AI 관련주가 크게 밀렸습니다.

이번 논쟁의 출발점은 AI 위험론입니다. 앤트로픽 연구원이자 과거 오픈AI에서도 근무했던 제이컵 콕슨은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우리의 목숨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에 회사를 그만뒀다고 밝혔습니다. 앤트로픽의 AI 안전 연구원 에번 휴빙어 역시 향후 10년 안에 AI가 모든 인간을 죽일 확률이 10%를 넘는다고 자신은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논쟁이 확산되자 아모데이는 지난 12일 장문의 에세이를 통해 최첨단 AI 능력의 발전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샘 올트먼 역시 AI 기업들이 “최첨단 AI의 발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고, 머스크도 “다리오가 맞다”고 동조했습니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AI 개발 속도 조절이 모델 개발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구매와 컴퓨팅 수요, 데이터센터 투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입니다. 현재 이 분야에는 수천억달러 규모의 자본지출이 예정돼 있습니다.

다만 아모데이와 올트먼 모두 AI 개발을 완전히 중단하자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올트먼은 “속도 조절은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발전은 앞으로도 빠르게 이어지겠지만 아무런 개입이 없을 때보다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2. AI 안전론인가 선두기업 보호인가…규제의 ‘해자’ 논란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주장을 놓고 미국 내에서는 반론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며 이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AI 안전장치를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데이비드 삭스 대통령 기술자문위원회 공동의장은 더욱 직접적으로 반박했습니다. AI 기업들이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정부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으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개발을 늦추면 된다는 주장입니다.

삭스는 “다른 누군가의 허가가 필요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그만두라”며 자신들이 선호하는 규제 체계를 대가로 요구한다면 대중과 정치 시스템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규제가 오히려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선두기업의 ‘해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미 막대한 자금과 인력,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한 기업들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안전성 규제를 감당할 수 있지만 후발 스타트업에는 규제 자체가 높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버리는 한발 더 나아가 AI 기업들의 속도 조절론이 ‘자기 잇속 챙기기’에 가깝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쟁업체들의 추격을 늦추고, “우리 기술이 너무 뛰어나 위험하다”는 메시지를 통해 IPO를 앞두고 기술력을 부각할 수 있으며, 실제 성장 둔화를 AI 안전론으로 포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3. AI 속도 늦춰도 컴퓨팅 부족은 계속된다

AI 개발 속도 조절론이 곧바로 AI 인프라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업체 아이렌의 대니얼 로버츠 CEO는 최첨단 AI, 이른바 프런티어 AI의 발전 속도를 늦추는 것과 이미 존재하는 AI 컴퓨팅 수요는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버츠 CEO는 AI 모델의 성능 향상이 오늘 당장 멈추더라도 현재 확보된 AI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만으로 향후 수년간 업계의 공급 능력을 넘어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앤트로픽의 아모데이는 회사가 당초 10배 성장을 예상해 인프라를 준비했지만 실제 성장 속도가 한때 80배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픈AI의 그렉 브록먼 사장 역시 컴퓨팅 자원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구글이 처리하는 토큰 규모도 1년 전보다 7배 증가했습니다. 새로운 컴퓨팅 설비가 들어오면 이를 소화할 새로운 수요가 다시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공급 측 병목도 여전합니다. HBM 주요 3개 업체의 올해 생산 물량은 이미 모두 판매됐고 새로운 생산능력을 확보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전력 공급도 문제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향후 2년간 미국에서 가동될 예정인 데이터센터 용량 가운데 예정대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규모는 약 절반에 불과합니다.

4. 구글과 메타 주가는 오히려 올라

AI 개발 속도 조절론이 확산됐지만 이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메타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주가 크게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입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에는 AI 개발 경쟁이 느려지는 것이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빅테크가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GPU에 쏟아붓는 자본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반도체와 서버,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의 매출 증가 속도 역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메타와 구글은 정반대의 측면도 있습니다.

두 회사는 AI 경쟁을 위해 매년 막대한 자금을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I 매출이 아무리 빠르게 증가하더라도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많은 돈을 써야 하느냐”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AI 개발 경쟁의 속도가 다소 느려지면 구글과 메타에는 오히려 AI 자본지출 증가 속도를 낮출 수 있는 명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두 회사가 AI 투자만 하고 있는 기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미 AI를 기존 광고 사업에 적용해 실제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메타는 AI를 이용해 이용자에게 더 적합한 콘텐츠와 광고를 추천하고 광고주들의 광고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구글 역시 검색과 유튜브 광고 등에 AI를 적용하면서 기존 광고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즉 최첨단 AI 모델을 만드는 경쟁이 다소 느려지더라도 이미 개발된 AI를 광고에 활용해 돈을 버는 사업까지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AI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계속되는데 AI에 쏟아붓는 돈의 증가 속도는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구글과 메타의 현금흐름과 수익성에는 긍정적입니다. AI 개발 경쟁이 격화될수록 자본지출 부담이 커졌던 두 회사에는 AI 속도 조절론이 반드시 악재만은 아닌 셈입니다.

5. 페드워치 25bp 인상 확률 88.5%

이번 주 시장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Fed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8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습니다. 물가지표 발표 이후 TD은행과 JP모간체이스를 비롯한 월가 주요 금융회사들도 이번 주 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습니다.

시장의 베팅은 더욱 강합니다. 9월 14일 현재 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9월 FOMC의 25bp 금리 인상 확률은 약 88.5%까지 올라왔습니다. CPI 발표 전 약 70% 수준이었던 확률이 물가지표 발표 이후 80%대 후반까지 급등한 것입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과 앤드루 새처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이 보내는 신호가 명확하다며 Fed가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케빈 워시 의장이 시장 참가자들의 눈에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패트릭 하커 전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역설적으로 Fed의 금리 인상이 트럼프 행정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Fed가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면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 장기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자금조달 비용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워시 의장 역시 Fed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왔습니다. 게다가 지난 7월 FOMC에서는 세 명의 정책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최근 물가지표까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워시가 금리 인상을 막으려 할 경우 자신이 이끌어야 할 Fed 내부에서도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6. “25bp가 100bp 된다”…월가가 경고한 ‘거울의 벽’

반면 지금 굳이 금리를 올려야 하느냐는 반론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투자전략가 제임스 손은 이번에 25bp를 올리려면 사실상 누적 100bp 인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Fed가 우선 25bp를 올리면 시장은 이를 한 차례의 인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Fed가 통상 한 차례 금리를 올린 직후 곧바로 긴축 사이클을 종료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25bp 인상 전망이 추가 50bp, 75bp를 넘어 결국 누적 100bp 인상 전망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거울의 벽’입니다.

월가는 Fed의 행동을 예상해 국채금리와 주가에 이를 미리 반영합니다. 그런데 Fed 역시 국채금리와 주가, 금융여건 등 시장 움직임을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합니다.

월가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해 시장금리를 끌어올리고, Fed가 이런 시장 반응을 의식해 추가 인상에 나선다면 경제지표가 Fed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월가의 예상이 Fed 정책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Fed가 실제로 추가 금리를 올리면 월가는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고 판단해 또 다음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합니다.

서로 마주 보는 거울 속에 같은 모습이 끝없이 반복되는 것과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이를 ‘거울의 벽’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워시 의장이 해야 할 일은 월가가 몇 차례의 인상을 예상하는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인플레이션과 고용, 소비, 투자 등 경제지표가 추가 긴축을 요구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7. 마크 잔디 “지금 금리 올리면 정책 실수 위험”


마크 잔디 역시 Fed가 심각한 정책 실수를 저지를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잠재성장률에 가까운 약 2%의 실질 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실업률도 4%를 조금 웃돌아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물론 인플레이션은 3%를 웃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세 등 공급 측 충격에서 비롯됐다고 잔디는 분석했습니다. 금리를 올린다고 에너지 가격이나 관세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Fed가 물가를 더 빨리 낮추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아래로 떨어뜨려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해고가 증가하고 실업률이 상승하면 소비가 감소하고, 다시 기업 매출과 고용·투자가 줄어드는 경기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미국 경제에서는 AI 관련 투자가 성장을 강하게 떠받치고 있는 반면 AI를 제외한 나머지 경제는 이미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Fed가 금리를 올리면 AI 투자 붐까지 식히거나, AI 투자가 계속 강하게 유지된다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AI 부문에 더 큰 긴축 부담을 지워야 합니다.

잔디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수요 과열보다는 에너지 가격과 관세 같은 공급 충격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안정돼 있다면, 서둘러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물가 압력이 자연스럽게 완화되는지 좀 더 지켜보는 것이 낫다는 주장입니다.

8.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5% 넘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이번 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5%까지 상승했습니다. 10년물 금리가 5%에 도달한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입니다.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대출, 신용카드 금리 등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2bp 이상 오른 5%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Fed의 단기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2bp 이상 상승한 4.666%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 금리는 지난주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지정학적 위험 등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장기물인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2bp 오른 5.374%를 기록했습니다.

진ㄴ 12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5년 동안 Fed의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번 CPI는 15일과 16일 열리는 FOMC를 앞두고 Fed가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물가지표였습니다.

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이번 FOMC의 25bp 금리 인상 확률은 90%까지 올라갔습니다.

제이 우즈 프리덤캐피털마켓츠 수석 시장전략가는 “경제지표와 현재 시장의 기대를 고려하면 금리를 올리는 것이 더 깔끔한 결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시장은 이미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했으며 오히려 금리를 올리면 증시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금리를 동결하면 Fed가 또다시 물가에 뒤처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면서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이슨 웨어 앨비언파이낸셜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금리 상승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국채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지목했습니다.

미 재무부와 기업들이 막대한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면서 한정된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웨어는 10년물 금리가 단순히 5%를 넘어선다는 이유만으로 금융시장이 무너질 것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경제성장이 견조한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라면 높은 금리가 반드시 증시에 악재인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웨어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고 근원 인플레이션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10년물 금리가 특정 숫자를 넘어서는 것보다 소비 둔화나 AI 투자 감소가 증시에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제 유가 급등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죠.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핵심 송유관을 폐쇄하면서 국제유가가 월요일 다시 급등했습니다. 이미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글로벌 원유 공급이 빠듯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공급 차질 우려가 더해졌습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미 동부시간 오전 9시52분 기준 3.9% 오른 배럴당 103.9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4.3% 상승한 배럴당 109.14 달러에 거래됐습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격화되면서 지난주에도 약 9% 상승했습니다.

9. 디젤 6달러 시대…테슬라 세미에는 오히려 기회

디젤 가격 급등은 미국 경제에는 상당한 부담이지만 테슬라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화물운송의 상당 부분이 디젤트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디젤 가격이 오르면 물류비가 상승하고 결국 식료품을 비롯한 각종 상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반면 테슬라 세미는 디젤을 사용하지 않는 100% 전기 대형트럭입니다. 따라서 디젤 가격이 높아질수록 기존 디젤트럭과 비교한 세미의 상대적인 경제성이 높아집니다.

테슬라는 지난 4월부터 세미 대량생산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일론 머스크 CEO는 2027년까지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세미를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연간 5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월마트와 펩시코 등도 세미를 주문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전기트럭과 자율주행이 결합될 경우 운송 차량의 수익성이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보다 6~8배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더 큰 기회는 트럭 자체보다 소프트웨어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자율주행 세미 한 대에서 테슬라가 월 1만2000~1만8000달러의 소프트웨어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테슬라가 2040년 자율주행 트럭 시장의 13.5%를 차지한다는 가정을 적용하면 소프트웨어 매출만 연간 17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다만 170억달러는 아직 ‘미래의 돈’입니다.

세미 대량생산과 충전·전력 인프라 구축, 자율주행 상용화, 물류업체의 대규모 도입이 모두 성공해야 합니다. 모건스탠리 역시 2027년 상업적 생산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까지 자율주행 트럭은 여전히 ‘가능성’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10. 어펌 8% 하락했지만…울프리서치 “오히려 매수 기회”


미국의 선구매 후결제(BNPL) 업체 어펌 홀딩스(AFRM)의 최근 주가 하락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울프리서치는 어펌의 투자 의견을 기존 ‘Peer Perform’에서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으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9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어펌 주가는 지난 8월 27일 실적 발표 이후 약 8%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실적 자체가 나빴던 것은 아닙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3%, 총거래액(GMV)은 약 36% 증가했습니다.

강한 실적이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황에서 차익실현과 높은 밸류에이션, 미국 소비 둔화 우려가 겹친 것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울프리서치는 주가는 떨어졌지만 실제 사업 성장세는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어펌 카드의 성장과 0% 금리 할부 상품, 시장점유율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해외시장 진출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에이전틱 커머스도 주목했습니다.

쉽게 말해 AI가 사람을 대신해 쇼핑하는 시장입니다. AI가 상품을 검색하고 가격을 비교한 뒤 구매까지 담당하더라도 마지막 단계에는 반드시 결제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어펌 같은 결제업체가 AI 쇼핑의 결제 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면 새로운 거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월가의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LSEG에 따르면 어펌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37명 가운데 29명이 매수 또는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