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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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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도체 회사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냈다. 그러자 그 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노동조합의 요구가 있었고, 초과이윤을 사회 전체가 어떻게 나눌지 등에 관해 특별목적세 같은 방안까지 거론됐다. 이렇게 회사 이익에 대한 근로자의 몫이나 국가 차원의 몫은 사회적인 관심을 받으며 열띤 논의가 이뤄졌다.

주식회사에 있어 주주라는 존재



그런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다. 회사가 이익을 내면 가장 먼저 나와야 할 것이 주주 이야기인데, 왜 이 논의에서 정작 주주는 빠져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되었고 일부 이미 시행 중이기는 하나, 마지못해 뒤늦게 마련된 느낌도 있고 사회적인 관심도 적다.

주주는 회사가 잘못됐을 때 손실을 가장 많이 떠안는데 정작 이익이 나면 뒷전으로 물러나고 있는 셈이다. 하방은 열려 있는데 상방은 막혀 있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

미국 미시간주 대법원은 유명한 포드 자동차(Ford Motor Co.) 사건에서 회사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조직되고 운영돼야 한다고 하면서 당시 주주였던 닷지 형제(Dodge Brothers)의 특별배당 청구를 인용했다. 이 판결이 선고된 것이 1919년이니 100년도 더 전의 일이다.

1970년대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선언하며 이른바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이후 경영자는 주주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대리인 이론이 힘을 얻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실제 자본시장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 및 주주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가 일반화됐고, 최근에도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등을 통해 주주의 존재감은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사정은 어떠한가? 지배주주가 존재하다 보니, 회사는 주주 전체가 아닌 오너 일가가 소유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문제는 단순히 이러한 차원을 넘어 심지어 일반주주를 적대시하는 풍조마저 생겨났다는 점이다. 주주환원을 요구하면 ‘투기자본’, 회사에 문제를 제기하면 ‘사유재산 침해’, 외국계 펀드가 목소리를 내면 ‘먹튀’라 한다.

이번 이익 배분 논의에서 주주가 뒷전에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라 이러한 풍토의 연장선에 있다. 물론 무리한 주장을 하는 주주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회사가 위와 같은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주주들을 비난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부터 제대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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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 충실의무의 대상이 주주에게로까지 확대됐다. 개정 상법은 이사가 회사 및 ‘주주’를 위해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하고, 나아가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명시한다(제382조의3).

이와 같이 명문 규정으로 개정이 이뤄졌으니 이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이사가 주주를 위해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이론(異論)이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회사 이익 배분에 관한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적용됨은 물론이다.

그런데 개정 상법 시행 후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주주는 뒷전인 이익 배분 논의를 보면 실제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는 지적이 뼈아프게 들리지 않을 수 없다. 단순한 법령 개정을 넘어서 실제 사람들의 행동이나 문화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선 또 다른 상당한 노력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이유다.

물론 주주자본주의가 만능은 아닐 것이다. 최근에도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기업 이윤에 대해 근로자나 지역사회의 몫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에 순서가 있듯 애초에 주주의 자리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던 우리에게는 일단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부터 제대로 정착시키는 것이 먼저이다. 회사법의 뜨락에서 주주가 회사의 주인으로 정당하게 대접받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