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속철도 통합, 이제 성과로 증명해야
2016년 SRT 운행이 시작된 이후 약 10년간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SR(수서고속철도)로 나뉘어 제공되던 고속철도 서비스가 지난 1일부터 통합 운영에 들어갔다. 경쟁을 통해 더욱 편리하고 경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던 시도는 여러 불편과 비효율, 정책적 한계로 결국 막을 내렸다. 이제는 통합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질 개선 효과를 본격적으로 입증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1일 코레일과 SR이 KTX로 통합되면서 고속철도 서비스는 국민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편됐다. KTX 운임은 기존 SRT 수준으로 조정돼 약 10% 인하됐고, 기존 KTX 이용객에게만 제공되던 결제금액의 5% 마일리지 적립도 수서역으로 오가는 열차까지 확대했다. 일반열차 환승 할인과 임산부·청년 할인 역시 모든 고속열차에 적용한다. 경쟁체제에서 기대했던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질 향상 요소를 통합 체제에서도 제도적으로 구현한 결과다.

그동안 고속철도 차량 추가 도입과 평택~오송 구간 병목 해소가 단기간에 어려워 SRT 노선의 승차권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KTX와 SRT 통합으로 별도의 차량 도입 없이 좌석 수가 많은 KTX 차량을 수서역에 투입할 수 있게 되면서 공급 부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좌석 공급은 주중 하루 약 1만5000석, 주말 최대 약 1만7000석 증가했다. 수서축 좌석 공급은 약 31% 확대됐다. 통합 이후 열흘 동안 이용객은 지난해보다 35만명 증가한 306만여 명에 달했다.

이용 편의성 개선은 예매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잔여 좌석 조회와 예매 시스템이 통합되면서 이용 시간과 절차상의 불편이 감소했다. 수서역 좌석을 구하지 못해 도시철도를 이용해 서울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해소됐다. 또 통합 안전 시스템 도입으로 KTX와 SRT가 서로 다른 체계를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리스크도 줄였다. ‘운영 선통합, 기관 후통합’ 방식 아래 AI 기반 열차 안전진단 등 첨단 기술도 전 노선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다만 통합은 아직 초기 단계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조건에 따라 3년간 유지해야 하는 운임 할인, 마일리지 보장, 좌석 공급 수준 등은 향후 경영 성과로 그 지속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통합의 당위성과 성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려면 실질적인 효율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운영 효율화로 확보한 좌석 증가는 향후 선로 용량 확대와 차량 추가 도입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연계 교통체계 확충과 서비스 개선을 통해 ‘출발지에서 최종 목적지까지’의 전체 이동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를 체감하게 해야 한다.

이번 통합으로 교통비 부담은 줄고, 고속철도 이용 기회와 편의성은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만큼 통합 기관의 책임도 커졌다. 국민의 기대와 감시가 한층 엄격해진 만큼 논란 속에 추진된 고속철도 통합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성과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