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강진군 홈페이지에 올라온 '반값여행' 홍보 영상 캡쳐. 강진군 제공
전남광주 강진군 홈페이지에 올라온 '반값여행' 홍보 영상 캡쳐. 강진군 제공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강진군에서 시작해 정부 사업으로까지 확산한 '반값여행'이 정작 발상지에서 제동이 걸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관광 활성화 사례로 직접 언급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잇따라 벤치마킹한 사업이지만 강진군의회가 하반기 사업비 20억원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23일 강진군과 군의회에 따르면 강진군의회는 전날 제323회 제1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반값여행 지원금 20억원 등 20억2000만원을 삭감한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수정 가결했다.

삭감된 반값여행 예산은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확보한 국비다.

반값여행은 외지 관광객이 강진에서 쓴 여행경비의 일부를 지역화폐로 돌려줘 관광객 유치와 지역 내 소비를 동시에 끌어내는 사업이다.

강진군이 2024년 처음 도입한 뒤 강진을 찾은 관광객은 282만 명으로, 전년보다 43만 명(18%) 늘었다.

시행 2년째인 지난해에는 사업 시작 4개월 만에 배정 예산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강진에서 시작한 실험은 전국으로 번졌다.

해남·여수 등 전남 지역과 경남 하동, 경북 상주 등이 강진을 찾아 사업을 체험했고 대전·장성·완도·영암·산청·홍성 등에서도 비슷한 관광지원 정책을 시행하거나 도입을 추진했다.

정부도 강진 모델을 기반으로 '지역사랑 휴가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강진을 직접 언급하며 지역에서 쓴 돈의 일부를 지역화폐로 돌려주는 방식이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강진 사례를 거론하며 지역관광 정책의 전국 확산을 주문하기로 했다.

전국적인 관광정책 모델로 떠오른 사업이 정작 강진에서 예산 삭감이라는 암초를 만난 셈이다.

강진군의회는 반값여행 자체를 폐지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관광객과 일부 업종에 혜택이 편중될 우려가 있는 만큼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민생 회복과 인구 유입·정착 등 더 많은 군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개선안이 마련되면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예산을 다시 처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반면 강진군과 삭감에 반대한 의원은 전액 국비인 사업을 집행하지 못하면 향후 지방소멸대응기금 평가와 배정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본회의장에는 강진군 소상공인연합회와 상가번영회 등 주민 50여 명이 찾아 예산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강진=임동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