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육군 25사단 최전방 부대에서 지난 21일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해 군 간부 3명이 다쳤다. 이 중 1명은 발목 절단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폭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며,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이 사고 일주일 전 이미 제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군의 부실 대응을 비판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 與 "의문 제기됐는데 조치 없었나"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며칠 전 군 브리핑에서 기자로부터 북한군이 DMZ 사고 지점 근처에 지뢰를 매설했다는 의문이 제기됐다고 밝혀져 참으로 충격"이라며 "그 이후에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말이냐. 만일 그때 제기된 의문을 제대로 조사하고 조처를 했다면 오늘의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14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을 거론한 것이다. 당시 취재진이 "북한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지뢰지대를 개설한 곳이 6곳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 질의하자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우리 군은 북한의 MDL 침범 등 활동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 수행 절차에 따른 원칙적인 조치를 하고 있다"며 "일부 지형 변화가 있는 것을 식별했으며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에 대해 유엔사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이 내려와서 작업하는 동안 우리 군은 어떤 대응을 했나"라는 질의에는 "기준과 원칙에 따라 작전적 조치를 했다"고만 했다. 취재진이 "결과적으로 지형 변화가 생기고 작업이 이뤄졌다는 것은 우리 군의 대응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묻자 장 실장은 "문제가 있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며 "기준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작전적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위험지역에 대한 사전 정보와 안전조치가 충분했는지, 작전 과정에서 누락하거나 해태한 부분은 없었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며 "이번 사고의 원인이 북한이 매설한 지뢰 때문이라면 결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며 정부는 마땅히 우리 국민을 대표해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野 "예고된 참사…이재명 정권 안보의 민낯"

야권도 군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북한 지뢰 공격에 우리 국민이 중상을 입었는데도 국방부는 '미상의 폭발'이라고 말장난하고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언론과 기싸움을 한다"며 "이재명 민주당 정권은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 잘못됐다. 국민들 무서운 줄 모른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번 사고를 "예고된 참사"라고 규정하며 "이것이 이재명 정권 안보의 민낯"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적의 선의에 기대는 평화는 평화가 아니라 구걸"이라며 "국민과 장병의 생명은 결코 이 정권의 가짜 평화 실험의 제물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역이 북한군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에 MDL 남쪽에 조성한 지뢰지대 인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와 합참에 △사고 위치와 경위, 폭발물 종류와 매설 주체 규명 △MDL 이남 북한군 추가 지뢰지대 식별 여부와 위치·규모 공개 △부상 장병 응급·후송 조치 적정성 △군의 위험 최초 파악 시점과 대통령실·대통령 보고 및 지시 내용 공개를 요구했다.

◇ 합참 "지형 변화 있는 곳까지 작전한 것 아냐"

한편 군 안팎에서는 올여름 폭우 당시 북한 지역에서 떠내려온 지뢰가 폭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군 지뢰 폭발 가능성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합참 관계자는 "MDL 이남과 남방한계선 이북의 DMZ 내에서 수색 작전을 한 것은 맞지만 지형 변화가 있는 곳까지 작전을 벌인 것은 아니다"며 "그 구역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다. 지형 변화가 이뤄진 곳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