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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과 영국은행(BOE)이 투자은행들의 대형 트레이딩업체 투자 규모 등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7월 월가 트레이딩업체 제인스트리트가 인공지능(AI) 투자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발표하자 개별 업체 손실이 은행, 금융 시스템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각국 중앙은행이 우려하고 있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 은행 대출로 ‘레버리지’ 자금 조달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ed와 영국은행 소속 건전성감독청(PRA)은 글로벌 은행들을 상대로 제인스트리트와 시타델증권 등 대형 트레이딩 및 시장조성업체에 대한 익스포저를 조사하고 있다. 감독 당국은 개별 업체의 ‘위험선호’ 수준과 은행권에 대한 익스포저 변화, 장중 위험 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의 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비은행 금융사(NBFI)에 대한 감독은 이미 금융당국이 계획하고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7월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어웨어니스(SA)의 대규모 손실과 제인스트리트의 트레이딩 손실 발표 이후 금융당국의 움직임이 더 빨라졌다. 오픈AI 연구원 출신인 레오폴트 아셴브레너가 이끄는 SA 펀드는 높은 레버리지와 소수 종목 집중 투자로 상반기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AI주 급락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직면했고, 상당수 보유 상장 주식을 헤지펀드 시타델에 넘겼다. 이에 SA 펀드 투자자인 제인스트리트도 “지난 7월 150억달러 규모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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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뉴욕에서 설립된 제인스트리트는 세계 최대 규모 시장조성업체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자산운용사·연기금 등에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주식과 파생상품 가격을 제시하고 대규모 거래를 받아주는 시장조성자 역할을 한다. 데이터를 활용한 실시간 가격 산정 기술을 기반으로 초 단위로 대규모 거래를 처리하고, 일부 주식·채권·ETF에도 투자해 큰 수익을 냈다. 2022년 107억달러 수준이던 회사의 트레이딩 수익은 지난해 396억달러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최근 롱·쇼트 방향성 거래와 AI 기업 지분 투자가 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점은 은행들이 제인스트리트에 자금·증권을 빌려줘 제인스트리트가 자기자본보다 훨씬 큰 레버리지의 포지션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이런 레버리지는 트레이딩업체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지만, 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은행이 대형 손실을 떠안을 위험을 키운다”고 분석했다.

◇ 한국 증권가 ‘불똥’ 우려

대규모 손실 발표에도 제인스트리트는 아직 회사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트레이딩 수익은 400억달러를 넘어서 지난해 실적을 웃돌았다. 다만 회사는 내부 메모를 통해 “최근 발생한 손실을 감안해 일부 영역에선 리스크를 더 선별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제인스트리트는 7월 한 달 만에 6월 말 누적 수익의 약 25%를 반납했다”며 “회사 수익과 위험이 과거보다 훨씬 더 ‘헤지펀드형’으로 변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건전성감독청은 올해 런던 금융권에서 한국 등 아시아 주식 거래에 제공한 자금이 빠르게 늘어난 점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등 AI 관련 일부 종목이 급등하면서 아시아 주식 거래가 확대된 점을 조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번 사태가 국내 증권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는 해외주식 및 ETF 거래를 중개하면서 글로벌 은행과 외화 결제·파생상품 거래를 하고 있어 영향권에 있다는 평가다. 해외 트레이딩업체의 손실로 글로벌 은행들이 레버리지를 회수하면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청산기관에 외화 증거금 등을 납부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