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덕수궁 근처에 있는 서울시 무료 와이파이 안내 표지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최영총 기자
25일 덕수궁 근처에 있는 서울시 무료 와이파이 안내 표지 옆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최영총 기자
전국 공공와이파이 시설 가운데 1643곳이 최근 3개월 동안 접속자나 데이터 사용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설의 3.5%가 사실상 '유령 와이파이'로 방치된 셈이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공공와이파이 시설은 4만7089곳이었다. 이 가운데 최근 3개월간 접속자 또는 데이터 사용량이 한 건도 없는 시설은 1643곳으로 집계됐다.

사업자별로는 SK브로드밴드가 관리하는 시설의 미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1971곳 가운데 118곳이 사용되지 않아 6.0%를 차지했다. KT가 관리하는 시설은 2만4744곳이었다. 이 가운데 978곳이 미사용 시설로 분류됐다. 비율은 4.0%였다. LG유플러스는 2만374곳 가운데 547곳이 사용되지 않았다. 미사용 비율은 2.7%로 나타났다.

고장이 발생한 뒤 복구가 늦어지는 문제도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A는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한 장애가 발생하면 24시간 안에 출동하도록 권고한다. 조치는 48시간 이내에 마쳐 3일 안에 복구하는 것이 기준이다.

하지만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공공와이파이 장애 3653건 가운데 802건은 복구에 3일 넘게 걸렸다. 전체 장애의 22%에 해당한다. SK브로드밴드의 평균 복구 시간은 33∼40시간이었다. 최장 복구 시간은 164시간에 달했다. 약 7일 동안 장애가 이어진 사례다. KT의 평균 복구 시간은 26∼31시간이었다. 가장 오래 걸린 복구 작업은 110시간이 소요됐다.

공공와이파이 이용 불편 민원도 증가했다. 2024년 994건에서 지난해 1417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1242건이 접수됐다. 전체 민원의 90% 이상은 접속 불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민원을 처리하는 데 100∼160시간 이상 걸린 사례도 확인됐다.

이 의원은 "공공와이파이는 디지털 격차 해소와 국민 체감 통신비 절감을 위한 핵심 공공재임에도 수천 곳이 데이터 사용량 '0'으로 방치되고 고장 나도 일주일씩 수리가 지연되는 것은 심각한 예산 낭비이자 관리 태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용 실적이 전무한 시설은 실태 조사를 거쳐 유동 인구가 많은 거점이나 통신 소외 지역으로 신속히 이전 재배치해야 하고 통신사업자의 신속 복구 의무 강화와 부품 예비 물량 확보 등 공공와이파이 유지보수 관리 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