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의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관중석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흉내낸 듯한 관람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의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조별리그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관중석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흉내낸 듯한 관람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북 여자축구 경기장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분장한 남성이 나타나 화제를 모았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 남성이 전날 시즈오카현 후쿠로이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여자축구 남북전에 김 위원장 특유의 헤어스타일과 인민복 형태의 상의 차림으로 등장했다. 이후 그가 북한 응원단석 쪽으로 다가가자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제지했다.

자신을 홍콩 출신 '하워드 엑스(X)'라고 소개한 그는 "일본에 사는 '북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며 "이들은 일본에 살면서 북한 학교에 다니고 온갖 프로파간다와 헛소리로 북한에 세뇌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일 조선인 입장에서는 최고지도자를 희화화하는 것이 모욕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에는 "모욕하는 게 아니라, 틀을 깨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늘 나를 본 사람들이 인터넷, 소셜미디어에서 나를 찾아보고 웃을 것"이라며 "지도자를 보고 웃을 때 모든 공포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13년째 이 활동을 해온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도 북한 응원단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이들의 반응에 대해 "일부는 어떻게 감히 사칭하느냐는 식이었고, 충격받은 표정인 이도 있었다. 웃는 사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런 분장으로 (북한인들의) 세뇌를 깨뜨릴 수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김 위원장과 동일한 헤어스타일은 일본 미용실에서 연출했다고 밝혔다. 스타일리스트에게 앞·옆·뒷모습 사진을 보여주며 그대로 재현해달라고 한 것이다. 다만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에는 "끔찍하다. 김정은은 패션 감각이 엉망"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