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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암살자(들)·가능한 사랑…외화 독주 깰 한국영화 온다
볼만한 영화
움츠러들었던 한국 영화가 추석 명절을 기점으로 대거 개봉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신작들이 꺼내 든 무기는 ‘익숙한 맛’이다. 할리우드 리메이크, 메가 히트작 속편 등 검증된 원천 스토리를 스크린에 올렸다. 현대사의 미스터리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거나,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거장의 오리지널 이야기도 있다. 올 연휴 취향 따라 골라볼 만한 영화를 소개한다.
◇‘인턴’으로 웃거나 ‘암살자(들)’로 울거나
김도영 감독의 ‘인턴’은 11년 전 흥행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 현실에 맞게 다시 빚은 작품이다. 로버트 드 니로의 역할을 충무로 대표배우 최민식이 맡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큰 줄기는 그대로다. 은퇴한 60대 남성 기호(최민식) 30대 초반의 젊은 최고경영자(CEO) 선우(한소희)가 이끄는 패션기업에 ‘시니어 인턴’으로 출근하며 벌어지는 오피스라이프 드라마다.서로 다른 세대가 마음을 열고 이해하는 과정에 따뜻한 온기를 더했다. 묵직한 질문을 던지지는 않지만, 부담 없이 미소를 머금기엔 제격이다. 오대수(올드보이)·최익현(범죄와의 전쟁) 등 명절마다 텔레비전(TV)의 특선영화 편성에서 ‘무서운 아저씨’로 등장하는 최민식이 젊음의 무례마저 넉넉히 품는 ‘참어른’으로 변신한 모습도 색다른 볼거리다.
경찰인 철구(유해진)과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젊은 기자 영일(이민호)가 정부 발표에 의심을 품고 각자의 방법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영화 제목을 짓는 문법을 살짝 비껴간 괄호는 영화를 이해하는 포인트다.
◇짜릿한 ‘타짜’ vs 묵직한 ‘가능한 사랑’
그만큼 스케일도 커졌다. 배경은 베트남으로 옮겼고, 일본 야쿠자까지 등장한다. 도박꾼 간의 심리전을 소재로 삼은 가운데 치고받는 거친 액션의 비중도 높아졌다. 그렇다고 1편의 흔적이 증발한 것은 아니다. ‘아수라발발타’ 등 2000년대 극장 관객을 열광시켰던 고니(조승우) 등을 연상시키는 패러디가 재미를 준다.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은 추석 연휴 기간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영화다. 충무로 거장 이창동 감독이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에 이 영화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계급과 노동이라는 사회문제를 다루면서도 쉽게 선악을 가르지 않고, 창작 윤리 자체마저 성찰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해외 평단의 극찬에 적잖은 관객들이 ‘극장에서 관람할 영화’ 리스트에 올려놨다. 오는 11월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되지만, 기다리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