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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행에 스폰서 줄줄이 발 뺐다…크래프톤 'PUBG' 무슨 일이
아시아 6개 지역 모인 새 이벤트…첫날부터 '방플' 논란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백억커피와 깐부치킨은 이번 사태가 불거진 뒤 PUBG e스포츠 관련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잇달아 중단하거나 보류했다. 한 의류 브랜드도 관련 스폰서십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업체는 크래프톤의 공식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지켜본 뒤 향후 협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논란이 시작된 무대는 크래프톤이 올해 새롭게 선보인 'PUBG 아시아 스타즈 2026'이다. 지난 17일 개막한 이 대회엔 한국과 중국, 일본, 태국,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6개 지역에서 각각 8명씩 총 48명이 참가했다. 프로게이머뿐 아니라 PUBG 파트너와 스트리머까지 함께 출전하는 이벤트성 지역 대항전으로 기획됐다.
당초 17, 19, 20일 사흘간 총 9개 종목을 진행해 누적 점수로 최종 순위를 가릴 예정이었다. 총상금은 7만달러다. 유튜브와 SOOP, 네이버 치지직을 통해 공식 중계하고 이용자를 대상으로 G-COIN과 게임 아이템을 지급하는 별도 이벤트도 마련했다.
문제는 첫날 경기에서 터졌다. 베트남 지역 참가자 2명이 개인 방송 채팅 등을 통해 경기 외부 정보를 확인한 사실이 드러났다. 배틀그라운드는 상대의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야 하는 게임이다. 다른 이용자가 방송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경기 중 참가자에게 전달할 경우 승부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크래프톤은 두 참가자를 잔여 일정에서 제외하고 'PUBG Vietnam' 파트너 자격을 박탈했다. 관련성이 확인된 일부 경기의 점수도 조정했다. 다만 다른 참가자의 방송을 직접 시청했는지, 전달받은 정보를 실제 플레이에 활용했는지 등은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논란이 커진 덴 초기 대응도 영향을 미쳤다. 크래프톤은 이후 공지를 통해 외부 정보 이용 여부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잘못된 내용을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회사 측은 상황을 빠르게 정리하는 데 집중하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성급하게 전달했고, 이후 필요한 설명은 늦었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실시간 채팅을 통한 정보 수신과 다른 참가자 방송 시청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기준도 충분히 세분화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대표 참가자 8명 전원이 19일 열린 둘째 날 경기에 불참했다. 크래프톤은 남은 참가자들이 동일한 신뢰와 조건에서 대회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20일로 예정됐던 마지막 날 경기를 취소했다. 최종 순위도 정하지 않고 상금을 참가 지역에 동일한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백억커피·깐부치킨 이어 의류브랜드까지 발빼
후폭풍은 게임 밖으로 번지고 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커피 프랜차이즈 백억커피다. 백억커피는 20일부터 PUBG e스포츠 관련 CM과 메뉴, 이벤트 등 스폰서십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 크래프톤의 대응과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최종적인 스폰서 참여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21일 오전에는 국내 의류브랜드 노기어까지 가세했다. 노기어는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관련 스폰서십을 잠정 보류했다. 이 업체가 내세우는 슬로건이 공정한 과정과 정당한 경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인 만큼 경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기존 스폰서십을 그대로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폰서 3곳이 잇달아 '일단 멈춤'을 선언하면서 이번 사태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참가자의 부정행위 여부와 선수들의 반발을 둘러싼 e스포츠 내부 분쟁에서 크래프톤과 외부 기업 간 파트너십 문제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잘나가는 핵심 IP에 터진 '관리 리스크'
게임업계가 이번 사태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PUBG가 크래프톤의 핵심 수익원이라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PUBG를 단순히 출시 9년차 게임으로 유지하는 것을 넘어 장기간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랜차이즈 IP로 확장하고 있다. 게임 업데이트뿐 아니라 e스포츠, 스트리머 콘텐츠, 브랜드 협업 등을 통해 이용자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다.e스포츠 역시 이 같은 전략의 한 축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최상위 공식 리그인 'PUBG WEEKLY SERIES(PWS) Phase 2'가 진행 중이다. 백억커피와 깐부치킨은 이 대회에서도 경기 중 쿠폰을 지급하는 별도의 스폰서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깐부치킨은 특정 경기에서 QR코드를 노출해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백억커피는 자사 주문 앱에서 입력할 수 있는 코드를 공개해 무료 음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e스포츠 사업에서 공정성 논란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용할 명확한 규정과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