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가 사흘째 상어가 출몰하면서 뜻밖에 부산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20일 오전 8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오늘 아침에도 상어가 출몰했다"며 수로를 따라 헤엄치는 상어 영상이 공유됐다.

관계기관이 안전에 유의해달라는 안내 문자까지 보냈지만 주말을 맞아 상어를 직접 보려는 시민이 몰리면서 북항 친수공원 주차장이 꽉 차기도 했다.

SNS 등을 통해 확산한 사진에는 수로 주변 난간과 다리를 따라 길게 늘어서 한곳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상어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기 바빴다.

네티즌은 "상어가 슈퍼스타가 됐다", "야외 아쿠아리움이다", "이쯤 되면 관종 상어 아니냐"는 재치 있는 댓글을 달았다.

상어가 처음 발견된 것은 18일 오전 8시57분께다. 부산해경에는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길이 3~4m가량의 상어를 봤다는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3∼4m 크기의 무태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3∼4m 크기의 무태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튿날인 19일 오후 1시께에도 같은 장소에서 상어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부산시는 오후 1시38분께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 "북항 친수공원 안 수로에 상어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산책객과 인근 주민에게 안전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곳 상어는 흉상어과에 속하는 무태상어로 추정된다. 무태상어는 한국 연안을 포함해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의 아열대 해역에 분포한다. 이번에 발견된 상어는 몸길이 약 3m, 몸무게 250~300㎏으로 추정된다. 백상아리만큼 공격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종은 아니지만 자극할 경우 사람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 해변에서 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해경은 현장에 출동해 상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바다로 몰아내는 등 대응 작업 중이다. /사진=부산해양경찰서 제공·연합뉴스
18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 해변에서 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해경은 현장에 출동해 상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바다로 몰아내는 등 대응 작업 중이다. /사진=부산해양경찰서 제공·연합뉴스
해경은 당초 상어를 수로 밖으로 유도하는 작업을 벌였지만 무리하게 몰아낼 경우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의 권고에 따라 이를 중단했다. 현재는 상어가 스스로 바다로 빠져나가도록 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안내 방송과 안전관리 요원 등을 통해 시민이 수로에 지나치게 접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도 SNS에 상어를 보기 위해 시민이 몰린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안전을 당부했다. 전 시장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북항 주변에 난류성 어류 등 먹잇감이 풍부해지면서 상어가 이를 쫓아 수로까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출몰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꾸로 생각하면 북항 친수공원의 해양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하게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며 "시민 안전은 부산시가 빈틈없이 책임질 테니 안심하고 북항을 즐겨달라"고 밝혔다.
상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 (사진=전재수 시장 SNS)
상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 (사진=전재수 시장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부산 상어출몰 최대수혜자는 인근 커피숍인 이디야 사장님"이라는 웃지 못할 사연이 공유됐다.

인파가 몰리면서 해당 매장은 몰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주문시 음료가 나오기 까지 40분이 걸리기도 했다는 것.

해당 이디야 매장 업주는 자신의 SNS에 "갑작스러운 상어 출현으로 매장 직원은 물론 가족까지 동원돼 음료를 만들었으나 역부족이었다"며 "이로 인해 음료를 늦게 받은 고객님, 음료를 포기하고 가신 고객님, 음료를 취소하고 가신 고객님들께 사과드린다"고 썼다.

이어 "제가 상어를 풀었다, 먹이를 주고 있다 등의 루머는 재미는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며 "사실 자갈치 가서 고등어라도 몇 상자 사다주고 싶은 건 사실이다"라고 해명해 시민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