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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잡겠다" 화웨이, 美 제재가 오히려 기회…'AI 프로세서 100만개 연결'
화웨이, AI 반도체 신제품 2종 예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왕 화웨이 순환회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회사 행사를 통해 내년 1분기에 '960DT', 3분기엔 '어센드(Ascend) 960PR'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AI 반도체 자체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여러 칩을 대규모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컴퓨팅 시스템처럼 작동시키는 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첨단 AI 프로그램 대부분은 단일 칩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연산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핵심은 화웨이의 '유니파이드버스(UnifiedBus)' 기술이다. 여러 반도체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으면서 하나의 시스템처럼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연결한다. 왕 회장은 "유니파이드버스가 차세대 대규모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핵심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유니파이드버스를 기반으로 대규모 시스템에 활용할 반도체 11종을 개발했다. 회사가 '슈퍼클러스터(supercluster)'라고 부르는 가장 큰 연결형 시스템은 최대 100만개에 이르는 AI 프로세서를 지원할 수 있다.
이보다 작은 연결형 시스템인 '슈퍼노드(supernode)'은 이미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화웨이는 370곳이 넘는 고객에 슈퍼노드 1000대 이상을 출하했다. 슈퍼노드는 여러 AI 칩을 하나로 묶어 같은 작업을 처리하도록 구성한 시스템이다. 다만 왕 회장은 슈퍼노드 한 대에 몇 개의 칩을 연결할 수 있는지, 고객사가 어디인지, 제품별 출하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화웨이가 칩 연결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가 계속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 미국은 중국이 일부 첨단 컴퓨팅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수출을 제한해왔다. 때문에 중국 기업과 당국은 자체 기술로 만든 대체재 확보에 힘 쏟고 있다.
최첨단 해외 반도체를 자유롭게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상대적으로 많은 자국산 칩을 한 시스템에 묶어 연산 능력을 키우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연결된 칩들이 충분히 빠르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화웨이 입장에선 오히려 미국 수출통제를 계기로 중국의 주요 AI 반도체 공급사로 부상하게 됐다. 단 글로벌 시장에선 확고한 시장 선두인 엔비디아와 경쟁해야 한다. 엔비디아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도구는 세계 개발자들이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화웨이는 개발자 생태계 확대에도 주력하는 중이다. 왕 회장은 현재 화웨이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월간활성개발자 수가 5270명이라고 했다. 자체 AI 칩, 초대형 연결 시스템, 개발자 기반을 동시에 키워 AI 컴퓨팅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