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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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원가가 6개월 만에 37% 넘게 폭락했지만, 치킨업계의 눈치게임은 여전하다. 배달비를 포함한 치킨 가격은 3만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상승기에는 "원가 부담"을 외치던 업계의 침묵은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있다.

17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9~10호 육계 가격은 1㎏당 330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대비 37.7% 하락한 수치다. 올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공급난을 겪었던 닭고기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하지만 원가 절감의 혜택은 소비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치킨업계는 가격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누적된 원가 부담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현재의 가격이 '정상화된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는 작년 가격 급등 당시 태도와 정반대다. 당시 업계는 "원가 부담"을 내세워 잇달아 가격을 올렸다. 원가가 오르면 가격을 올리고, 원가가 떨어지면 현상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굽네치킨은 지난 6월 닭다리살 순살을 800g에서 700g으로 100g(12.5%) 감량했다. 윙봉은 930g에서 850g으로, 통다리는 905g에서 820g으로 중량을 줄였다. 교촌치킨도 지난해 9월 순살치킨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축소했다가, 소비자 비난이 쏟아지자 뒤늦게 중량을 복구했다.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만 줄인 것이다.

배달비를 포함하면 치킨 한 마리 가격은 3만원대를 웃돈다.

소비자는 원가 절감의 효과가 고스란히 본사 수익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빅3 본사의 2025년 매출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BHC는 6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고, 교촌치킨은 5174억원으로 7.6% 늘었다. 한 해 전만 해도 "원가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가맹점주는 신음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치킨 업종 평균 폐업률은 14.74%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점포는 3822개에서 3698개로 3.2% 감소했고, 올 1분기 폐업률(3.9%)이 개업률(3.4%)을 웃돌았다.

소비자는 "가격 올릴 때는 바로 올리더니 닭이 무슨 휘발유냐 시차라니", "AI 겨울철 재발 우려를 예상해서 가격은 못 내린다니 말이 되나" 등의 목소리를 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