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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누르지 마세요"…백화점에 등장한 '뜻밖의 기계' [영상]
신세계 강남점 과일 코너에 등장한 '아보카도 숙성도 측정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프리미엄 슈퍼마켓 '신세계마켓' 과일 코너 풍경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월 국내 백화점 최초로 아보카도의 속 상태를 측정해 주는 기계를 들여왔다. 겉만 봐서는 속을 알기 어려워 손으로 꾹꾹 누르다 과육을 망가뜨리거나, 집에 와서 잘랐을 때 덜 익어 낭패를 보던 오랜 장보기의 맹점을 극복한 서비스다.
고객이 매대 앞에서 겪던 사소한 고민을 덜어주고 '원하는 상태의 과일을 정확히 산다'는 실질적인 경험 가치를 쥐여준 셈이다.
이처럼 백화점 식품관은 색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초저가'나 '반값 할인' 등을 내세우는 전략과는 결이 다르다. 고객이 '머무는 시간의 질'과 '새로운 경험'에 집중하는 게 핵심.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 공간을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파는 전략이다.
약 600평 규모로 꾸며진 신세계마켓은 애초부터 이런 '남다른 장보기 경험'을 전면에 내걸었다. 밥맛 취향에 맞춰 쌀을 즉석에서 깎아주는 도정 서비스부터 원하는 재료만 골라 담는 맞춤 육수팩, 요리 용도에 맞춘 식재료 손질까지 온라인 장보기에선 누릴 수 없는 '섬세한 서비스'를 매장 곳곳에 채웠다.
여기에 전문 셰프들이나 찾던 특수 채소와 희귀 향신료까지 갖추며 요리에 진심인 이들의 발길을 끌었다.
이러한 차별화는 고스란히 수치로 이어지고 있다. 리뉴얼 이후 신세계마켓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뛰었고, 신규 고객 비중도 30% 수준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체 이용객 중 서울 외 지역 고객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멀리서도 찾아와 장을 보고 가는 전국구 식품관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과 초저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오프라인 백화점은 가격 대신 고객이 매장에 머물러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며 "아보카도 측정기나 맞춤 서비스처럼 장보기 과정의 사소한 실패를 줄여주고 오프라인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디테일이 식품관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