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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없이 정부정책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

2020년 9월 15일.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겨냥해 이같이 썼다. 조세연이 지역화폐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자 공개적으로 반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조세연에 대한 ‘엄중 문책’까지 요구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이 이때부터 '미운털'이 박혔다는 평가가 많다.

그만큼 재정·세제정책에 대한 비평 수위가 낮아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세제개편안 평가에 대해서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부동산 세제 가운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을 두고서는 부작용을 우려했다. 가업상속공제 심사 절차를 강화한 것은 기업의 승계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17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재정포럼’ 9월호에서 고지현 조세연 연구위원은 ‘2026년 세제개편안 평가’ 보고서에서 정부의 부동산·상속 세제 개편안에 대한 여러 쟁점을 지적했다.

고 연구위원은 장특공제의 보유 기간 공제혜택을 줄이면서 세 부담이 과도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장특공제는 명목 양도차익에 포함된 물가상승분에 대한 세 부담을 완화하는 기능을 했다"며 "이번 개편에서 거주 중심 단일 구조로의 전환과 공제 한도 신설로 이런 조정 기능이 약화돼 보유 기간이 길고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실질 양도차익 대비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제 한도를 최대 1000억원으로 높이고, 심사위원회의 심사·승인을 거쳐야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추가한 가업상속공제 개편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고 위원은 “심사위원회의 심사 요건 충족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심의가 상속세 신고 시점에 일회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가업 상속을 준비하는 납세자의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기간 승계를 준비해도 공제 여부를 미리 확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납세자가 특례 적용 여부와 보완할 사항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생산량에 따라 소득세·법인세를 깎아주는 국내생산세액공제의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내놨다. 고 위원은 "수익성이 좋지 않고 국내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소부장 기업이 주된 수혜 대상에 포함되지만 납부세액이 충분하지 않아 실효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액공제액의 환급과 양도를 허용하지 않는 구조여서 수익성이 낮고 납부할 세금이 적은 소재·부품·장비 기업은 혜택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원 품목을 잘못 선정하거나 범위를 과도하게 넓히는 일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재평가할 것도 제안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