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기 이후 이어졌던 초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우선 시장은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요?

<기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5~16일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약 94%에 달합니다.

지난 달만 하더라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불과 한달 만에 뒤집힌 겁니다.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올린다면 지난 2023년 7월 이후 3년2개월 만의 인상이고요. 현재 연 3.5~3.75%의 기준금리가 3.75~4%로 높아지게 됩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금리를 올렸던 일본은행(BOJ)도 오는 17일부터 이틀 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25%로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31년 만에 1%에 도달한 금리가 또 오를 수 있다는 거죠.

이미 올 들어 두 차례 금리를 올린 한국은행과 유럽 중앙은행(ECB) 역시 추가 인상 전망이 흘러나오는 중입니다.

이처럼 주요국들이 긴축에 고삐를 죄면서 지난 2008년 이후 이어졌던 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앵커>

금리 좀 올린다고 저금리 시대가 끝나는 건가요? 경기가 나빠지면 다시 내릴 수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핵심은 예전처럼 제로금리, 즉 초저금리 시대로는 돌아가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프를 보시면요.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가 닥치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고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수습 과정에서 발생한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를 올렸고, 이후 금리를 내리긴 했지만 과거의 제로금리 수준까지는 내려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다시 인상을 앞두고 있고요.

특히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5%선을 넘어서면서 월가에서는 초저금리 시대 이후 '고금리의 일상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앵커>

금리가 과거처럼 크게 내려가기 어려워진 이유는 뭡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구조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당장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재편,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 만회를 위한 국채 발행 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고요.

여기에 AI와 데이터센터, 전력망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자금과 전력 수요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중입니다.

이렇게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자금 자체가 많아지면서 이른바 '돈값'이 계속 비싸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요.

따라서 경기가 둔화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과거처럼 제로금리 수준까지 내려가기보다는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금리 하단이 다져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앵커>

초저금리 시대엔 현금이나 예금에 돈을 묻어두는 것 자체가 손해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주식시장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는 동안에도 괜찮은 이자를 받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높아진 돈값을 겨냥한 투자자들의 움직임, 김예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김예린 기자 브리핑>

높아진 금리와 증시 변동성이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은 현금 자산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했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대 중반까지 치솟은 영향입니다.

환차익에 더해 금리 인상까지 기대하는 수요가 늘면서 외화 예금으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기준 4대 은행의 달러 예금 잔고는 704억 달러, 엔화 예금 잔고는 1조 709억 엔으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기 전인 6월 말과 비교하면 각각 122억 달러, 2,064억 엔 급증한 규모입니다.

반면 증시 주변자금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6월 대비 14조원 줄어든 107조원, '빚투' 잔고라 불리는 신용거래융자잔액도 같은 기간 5조원 줄어든 32조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대신 단기 채권 등에 투자해 이자 수익을 바라볼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로 자금이 향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달 기준 MMF 잔액은 257조원으로 전월 대비 5조6천억원 증가했습니다.

과거에는 현금을 보유하면 수익을 포기해야 했지만, 이제는 증시 진입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연 2%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기조로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줄어든 반면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예금 등으로 피신하려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브리핑이었습니다.

<앵커>

저금리 시대가 저물면 주식시장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높은 금리는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의 현재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아직 이익을 내진 못하지만 먼 미래의 성장을 기대해 높은 주가를 인정받았던 고평가 성장주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고,

반대로 지금 당장 안정적인 이익을 내거나 현금 흐름이 우수한 기업, 고배당·자사주 매입 능력을 갖춘 기업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전문가의 설명으로 듣겠습니다.

[이진우 /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조달 비용의 상승, 금리의 급등이나 이런 것들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는 확실히 엄청나게 실적이 좋아 보이는 기업과 적자를 보이는 기업이 공존한다면 돈의 선택은 (실적주로) 조금 더 쏠릴 가능성이 높은 거죠.]

특히 지금은 일본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눈 여겨 보셔야 하는데요.

일본 금리 상승과 엔화 강세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자산에 투자했던 엔캐리 트레이드의 수익성이 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 기술주를 비롯한 위험자산의 투자자금이 회수되면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과 원화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앵커>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기자>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고 해서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주식을 투자할 때 먼 미래의 성장성보다는 현재 보이는 이익으로 기준을 삼고 자산배분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식시장에서는 실적, 현금흐름, 배당, 자사주 매입 능력 등을 갖춘 종목 위주로 살펴볼 필요가 있고요.

브리핑에서 살펴본 대로 현금 보유 자체가 돈이 되는 시장이 도래한 만큼 대기자금은 CMA나 MMF, RP 등에서 이자를 받으면 됩니다.

또한 채권은 금리 상승 과정에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지만 신규 투자자라면 오히려 높아진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초저금리 시대의 투자 공식이 '현금으로 위험을 사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주식 뿐 아니라 채권이나 현금성 자산에서도 기회를 찾을 줄 알아야 계좌를 지킬 수 있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방서후기자 shbang@hankyungtv.com
美 금리인상 확률 94%...38개월 만에 긴축 선회 [긴축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