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둔 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6.2.4 이솔 기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둔 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6.2.4 이솔 기자
지난 7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의 1.8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해도 일본행 중국인이 한국보다 1.6배 많았지만 1년 만에 흐름이 정반대로 뒤집혔다. 명동과 면세점 등 쇼핑에 집중됐던 중국인 관광객의 동선과 소비 패턴도 성수동 편집숍과 북촌 러닝 체험장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간한 '국제관광동향 2026년 제8호'에 따르면 지난 7월 방한 중국인은 77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9.0% 증가했다. 전체 방한객 209만3000명의 37.1%가 중국인이었다. 같은 기간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42만8200명으로 전년보다 56.1% 감소했다. 단순 인원으로 비교하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일본보다 약 35만명 많고, 규모는 1.8배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뚜렷하다. 연구원이 제시한 전년 동월 증감률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7월 방한 중국인은 약 60만명, 방일 중국인은 약 98만명 수준이다. 당시에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이 한국의 약 1.6배였지만 올해는 반대로 한국이 일본의 1.8배가 됐다. 한국은 약 17만명 늘어난 반면 일본은 55만명가량 줄면서 순위가 뒤집힌 셈이다.

전체 방한객도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7월 방한 외래객은 209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0.8% 증가했다. 중국에 이어 일본 33만명, 대만 26만1000명, 미국 15만명, 홍콩 7만6000명 순이었다. 1~7월 누적 방한객은 1280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3%,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9.5% 늘었다.

일본의 전체 인바운드 시장이 침체한 것은 아니다. 7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4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0.1% 증가해 한국의 전체 방한객 규모를 여전히 크게 웃돌았다. 중국인이 급감한 가운데 한국과 대만 관광객은 크게 늘었다. 방일 한국인은 89만4700명으로 전년보다 31.9% 증가했고, 대만인은 76만3800명으로 26.4% 늘어 각각 7월 기준 또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일 전체 인바운드 규모만 놓고 보면 일본이 여전히 앞선다. 7월 방일 외래객은 344만2000명으로 한국의 209만3000명보다 약 135만명 많다. 이번 통계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전체 관광시장의 역전보다는 중국인 관광객 흐름이 한국과 일본에서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원은 방일 중국인 급감의 원인을 중국 정부의 방일 자제 권고에서 찾았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내에서 일본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는 관측과 맞물린다. 반면 한국행 중국인은 그런 제약 없이 늘어나는 추세를 이어갔고 2019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149.6% 수준까지 올라 팬데믹 이전 규모를 넘어섰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최근 성수동 편집숍을 돌아다니는 중국인 젊은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고, 북촌의 러닝 체험 매장을 찾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며 "예전에는 명동과 면세점이 중국인의 대표적인 관광지였다면 요즘은 성수동에서 패션·뷰티 제품을 구경하고 북촌에서 러닝을 하는 등 소비 방식도 쇼핑 중심에서 체험과 문화로 넓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