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핀테크 한우물 "제2의 네·카·토 탄생 돕겠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는 인공지능(AI)의 속도를 금융당국이 속히 따라잡아야 합니다.”

김종현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55·사진)은 14일 인터뷰에서 “핀테크는 지난 26년보다 최근 몇 년간의 변화가 더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월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핀테크라는 용어조차 생소하던 2000년대 초부터 전자금융 현장을 지켜온 ‘1세대 핀테크 기업인’이다.

김 회장은 부산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동남은행 전산부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여파로 은행이 통폐합되자 2000년 핀테크 기업 웹케시의 창립 멤버이자 연구소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웹케시는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기업용 인터넷뱅킹, 가상계좌 등 국내 최초의 전자금융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했다. 신기술 개발이 지지부진할 때는 수개월 간 회사에 숙식하면서 프로젝트에 매달려 ‘악바리’로 통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6년 연구소가 쿠콘으로 독립하면서 대표를 맡았다. 데이터와 지급결제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는 쿠콘은 202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김 회장은 “지금은 인터넷뱅킹이 너무 당연한 기술이지만 도입 초기엔 모든 게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26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핀테크는 이젠 친숙한 용어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핀테크 정책이 아직 기술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워했다.

대표적인 예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올 들어 정치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블록체인 관련 핀테크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도 덩달아 중단됐다. 일부는 폐업 위기까지 몰렸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의 정산금 관리도 협회가 올해 개선하고자 하는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현행법상 PG업자는 판매자 정산 및 환불을 위해 보유 중인 정산자금 전액을 예치, 신탁, 지급보증 등의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은행 신탁 관련 상품이 다양하지 않고 영세 PG사는 가입 자체가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회장은 “간편결제 기업은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활용되는 결제·정산 분야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며 “시장 활력이 떨어지기 전에 신속하게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올해 핀테크산업협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비영리법인인 협회를 법정 단체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출범 당시 100여 개이던 회원사는 550개로 늘어났고 업종도 전자결제, 해외송금, 디지털자산 등으로 다양해졌다. 명실상부하게 핀테크업계 대표 단체가 된 만큼 비영리 사단법인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회장은 “협회를 법정단체로 전환하고 회원사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네이버·카카오·토스의 뒤를 잇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