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골퍼들이 샷 대결을 펼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챔피언을 빚어낸 무기는 타이틀리스트였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막을 내린 2026시즌 PGA 투어에서 타이틀리스트는 2년 연속 최다 우승 클럽에 올랐다.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보내기 위한 글로벌 제조사들의 첨단 기술력 전쟁터에서 확고한 시장 1위의 입지를 굳혔다는 분석이다.
◇드라이버 왕좌 굳혀
14일 한국경제신문이 올 시즌 PGA투어 37개 대회의 우승 클럽을 조사한 결과,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가 총 14승을 합작하며 지난해(12승)에 이어 최다 우승을 기록했다. 우승에 사용된 모델만 5종(TSi3, GT2, GT3, GTS2, GTS3)에 달할 정도로 투어 선수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특히 GT3 모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3승을 거둔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과 2승의 캐머런 영(미국)을 앞세워 단일 모델 최다인 8승을 휩쓸었다. ‘한국 골프의 간판’ 김주형은 신제품 GTS3를 들고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정상에 오르며 타이틀리스트의 아성에 힘을 보탰다. 새 드라이버와 함께 반등한 김주형은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진출해 공동 14위를 기록했다.
테일러메이드는 12승으로 2위에 오르며 1위 타이틀리스트를 맹추격했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윈덤 클라크(이상 미국)가 나란히 3승씩을 책임졌다. 셰플러는 시즌 초 2년 전 모델인 Qi10으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제패한 뒤, 신제품 Qi4D로 무기를 교체해 플레이오프 1차전과 최종전을 연달아 석권하는 저력을 뽐냈다. 구형 모델의 뚝심도 화제를 모았다. 브랜트 스네데커(미국)는 9년 전 출시된 2017년형 테일러메이드 M2로 머틀비치 클래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핑골프는 G440 LST(4승)와 G440 맥스(2승)를 앞세워 3위(6승)에 올랐다. 이어 캘러웨이(3승), 스릭슨(2승), 코브라(1승) 순이었다.
◇아이언은 ‘콤보’, 퍼터는 ‘말렛’ 대세
아이언은 선수 입맛에 맞춰 여러 모델을 조합하는 ‘콤보 세트’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미스 샷을 잘 잡아주는 관용성 위주의 롱 아이언(3~6번)과 정교한 샷 컨트롤에 유리한 쇼트 아이언(7~9번)을 섞어 쓰는 방식이다. 선수들의 세팅이 세분화되면서 우승을 빚어낸 아이언은 10개 제조사, 38개 모델로 다양해졌다. 이 가운데 타이틀리스트가 29차례나 우승자의 선택을 받으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테일러메이드(15승)와 핑, 스릭슨(이상 9승)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린 위에서는 헤드가 넓은 말발굽 모양인 ‘말렛형 퍼터’의 강세가 뚜렷했다. 테일러메이드 스파이더 투어 시리즈는 올 시즌 무려 13승을 휩쓸며 퍼터 시장을 평정했다. 셰플러가 플레이오프 1차전과 최종전에서 ‘스파이더 투어 X’로 우승을 확정 지었고, 매킬로이 역시 같은 모델로 마스터스 챔피언에 올랐다. 9승으로 2위에 오른 스카티 카메론 역시 김주형이 사용한 블레이드형(GGS 투어 프로토타입) 퍼터로 거둔 1승을 제외한 나머지 8승이 모두 말렛형일 정도로 쏠림 현상이 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