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가 3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크레이크GC에서 끝난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가 31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크레이크GC에서 끝난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넘어 남자 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셰플러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크레이크GC(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40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6언더파 264타로 역전 우승했다. 우승상금 1000만달러를 따낸 그는 개인 통산상금 1억3039만661달러를 기록하며 26년 만에 PGA투어 역대 상금 1위로 올라섰다. 기존 기록은 우즈의 1억2099만9166달러다.

◇ 준우승만 5번…세계랭킹 1위의 ‘굴욕’

지난달까지만 해도 셰플러(미국)의 기세는 한풀 꺾인 듯했다. 2023년 5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지금까지 단 한주도 세계랭킹 1위를 내어주지 않았던 절대 강자였지만 유독 올해는 우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920만 달러)에서 시즌 마수걸이 우승을 했지만 이후 준우승만 5번 기록했다.

우즈도 제쳤다…셰플러, 통산상금 1위 등극
여전히 세계랭킹 1위를 지켰고,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상금을 벌었지만 지난 몇년간의 기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달 제네시스 스코틀랜드오픈에서는 2022년 8월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이후 거의 4년 만에 PGA 투어 대회에서 커트 탈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셰플러의 진가는 톱랭커들과의 경쟁에서 나왔다. 지난달 페덱스컵 랭킹 상위 70명을 대상으로 시작된 플레이오프 1차전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서 약 210일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2차전이었던 지난주, 수족구를 앓는 와중에도 공동 12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셰플러는 “대회 기간 중 쉬는 날을 두지 않겠다는 내 고집 때문이었다”며 “PGA투어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인데, 이를 당연히 여기고 싶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 “PGA투어 활동은 축복…기권은 없다”

이번 대회에서 셰플러는 특유의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경기를 시작한 그는 2번홀(파3)에서 공을 홀 5cm 옆에 붙이는 명품 샷으로 버디를 잡아냈고 4번홀(파4)에서는 7.3m 버디 퍼트를 잡아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최종라운드를 위해 코스 난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호블란을 비롯한 경쟁자들은 샷 난조로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셰플러는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대부분의 홀에서 홀 5m 안쪽에 공을 보내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여기에 올 시즌 그의 발목을 잡았던 퍼트까지 살아나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올 시즌 거둔 5번의 준우승에 대해 셰플러는 “오히려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모인 PGA투어에서 마지막까지 반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우승 기회까지 만들어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날 우승으로 셰플러는 역대 통산 상금 1위를 비롯해 올 시즌 최다승 공동 1위(3승)도 달성했다. 또 PGA투어 올해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잭 니클라우스상 수상도 유력해졌다. 앞서 4년 연속 이 상을 받은 셰플러가 올해도 수상자로 선정되면 우즈(1999~2003년)와 함께 최다 연속 수상 타이 기록을 세우게 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